2011/01/12 16:20:13
이날 미성초등 어린이들이 해군 제2함대를 찾은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해군 장병을 위한 ‘아주 특별한 위문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이재순 교감 선생님은 “습격당한 천안함 실물을 직접 보며 학생들의 안보의식을 높일 수 있고, 위문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라를 위해 애쓰는 해군 장병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느끼게 하고자 이번 행사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점심식사 직후, 공연이 이뤄질 강당에 도착한 어린이들의 발놀림이 분주해졌다. 생각보다 늦어진 일정 탓에 사전 연습 없이 바로 공연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 마침내 200여 명의 해군 장병으로 꽉 들어찬 강당에서 공연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팀은 일명 ‘2학년 삼총사’. 천승주 군 등 2학년 어린이 세 명이 동요 ‘백두산 호랑이’에 맞춰 깜찍한 훌라후프 체조를 선보였다. “태권도장에 다니며 훌라후프 체조를 배웠다”는 천 군은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는데도 해군 아저씨들이 박수를 쳐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박승은 양(3년)의 동요 ‘바람새’ 독창이 이어졌다. 박 양은 “생각보다 많이 떨려서 해군 아저씨들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허공만 바라봐 아쉬웠다”며 “그래도 공연이 끝난 후 큰 박수가 나와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스윙 라인댄스’와 ‘차차차’ 등 댄스 스포츠 공연과 한국 전통 무용인 부채춤 공연이 진행됐다.
심대한(3년)·심민국(1년) 형제가 신은수 군(4년)의 드럼 연주에 맞춰 ‘고(go)칼로리’를 부르는 순간, 무대는 한껏 달아올랐다. 고칼로리는 MBC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출연자 정형돈·길이 ‘뚱’s’란 이름으로 등장해 불러 인기를 끌었던 곡. TV에서만 접했던 노래를 귀여운 형제의 목소리로 만난 장병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심대한 군은 “두 달 동안 동생과 연습한 보람이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신은수 군은 “좀 긴장하긴 했지만 해군 아저씨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셔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