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창간 특별기획] "산만하고 집중력 약한 우리 아이··· 혹시?"

2011/01/10 09:59:19

최근 승준이처럼 ADHD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03~2009년) ADHD 환자는 5~9세 그룹에서 113%, 10~14세 그룹에서 376% 각각 증가했다. 환자를 나이별로 분석한 결과, 5~9세 그룹(54.7%)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도 ADHD 관련 질문이 빗발치고 있다.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산만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병원을 찾았더니 ADHD라고 합니다. ADHD가 아주 나쁜 병인가요?”(llan***), “제 딸이 여덟 살인데 무척 산만하고 감정 변화가 큽니다.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따돌림받기도 해 속상합니다. ADHD로 의심되는데 어떤 치료가 도움이 될까요?”(비공개) 등 자녀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글이 대부분이다.

◆‘산만하고 과격한 행동=ADHD’는 잘못된 공식

ADHD 증상은 ‘주의산만·과잉행동·충동성’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 셋 중 하나의 증상만 나타나도 ADHD라고 볼 수 있다. 주의산만형 ADHD 환자는 상대방의 얘길 끝까지 못 듣거나 해야 할 일을 금세 까먹는다. 가만히 앉아 있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자기 차례를 못 기다리는 경우,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경우는 각각 과잉행동형과 충동형 ADHD에 해당한다.

김봉수 ADHD 학습클리닉 원장은 “행동이 산만한 건 아닌데 주의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도 진단을 해보면 ADHD 환자인 경우가 많으므로 학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V 등 방송매체에서 ADHD의 대표적 유형으로 행동이 산만하거나 과격한 아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곤 합니다. 하지만 조용하고 소극적이면서 집중력이 또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어린이도 ADHD 환자일 수 있어요. 실제로 우리 병원을 찾은 초등 3년생 재훈이(가명)는 행동이 산만하진 않았지만 매사에 의욕이 없고 공부할 때 집중하지 못해 짜증을 자주 부리던 친구였어요. 진단 결과, ADHD였죠. ADHD를 방치(放置·내버려둠)하면 훗날 어른이 돼서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부모와 선생님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뇌기능 장애’가 원인 약물+교육 병행해야

ADHD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뇌기능 장애’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박형배 하이퍼포먼스 브레인 연구소장(정신과 전문의)은 “ADHD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전두엽(前頭葉·뇌의 앞부분)에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아 생기는 병”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전두엽은 두뇌의 CEO(최고경영자) 역할을 도맡아 하는 곳으로 계획·예측·집중 등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데, (신경전달물질이 전달되지 않아) 이곳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자연히 해당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를 일으킨 뇌기능을 정상화하려면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하지만 약물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인지행동 치료다. 조수철 서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약물치료로 ADHD 증상의 약 80%는 회복시킬 수 있지만 나머지는 가족과 함께 진행하는 학습치료·놀이치료·사회성치료 등으로 보완해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오인수 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약을 먹으면서 어떤 교육적 치료를 함께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어린이 ADHD 환자 캠프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적이 있어요. 아이들에게 진짜 약과 가짜 약을 섞어주곤 교육을 통해 행동이 얼마나 바뀌는지 분석했죠. 그런데 가짜 약을 준 어린이도 캠프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통해 증상이 점차 나아졌어요. ‘교육을 통한 ADHD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죠.”

ADHD, 이런 치료 방법도 있어요!

― 뉴로피드백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