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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돕는 이 한권의 책] 탁월한 표현력·자기세계·독특한 아이디어…거장들은 세상을 뒤집어 봤다

2010/12/30 03:21:05

저자는 이들 거장들이 어떻게 세상을 관찰하고 새롭게 자신의 세계를 창조했는지, 그래서 그 성과를 감상하고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근사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게 만드는지 독자들에게 깨우쳐 준다. 그림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세상을 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보자'는 도전이다. 저자는 기존의 해설서와 같은 연대기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이 찾아낸 5가지 기준에 따라 근거를 제시하며 명작과 화가를 빼어난 솜씨로 더듬어 간다.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배려심 있는 글로 독자들이 미술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선뜻 다가서게 만든다.

군데 군데 소개된 저자의 회화 감상 노하우도 글을 읽고 쓰는 데 고스란히 응용할 만하다. 이를테면 특정 부분을 손으로 가려 그 부분이 없다고 가정하고 그림을 보는 '부분 가리기' 방법은 물론 크고 작은 점들을 만들게 하고 이를 도화지 위에서 자유롭게 배치해 보는 미술 수업 방식 등은 자연스럽게 구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제 구성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또한 저자는 기존 지식 역시 알기 쉽게 풀어 주고 수학의 함수라든지 자기 경험과 사례 등을 동원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인상파만 해도 출현 배경은 무엇인지, 세잔과 모네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왜 인상파가 어떤 의미에서는 '추상회화'라 할 수 있는지 곱씹게 만든다. 또한 50명의 작가를 살핀 다음 책 끝머리에서 '추상화를 재미있게 감상하는 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긴장을 풀고 '재미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라"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해 다른 사람에게 그림에 대해 설명해 보라" "그림에 제목을 붙여보라" 등이다.

저자는 "이 책에 쏟아낸 자신의 모든 노력과 성과는 오로지 그림 그리기에만 치우쳐 대학생은 물론 시민들조차 그림을 보는 눈, 미술사에 대한 살아 있는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되었다"고 강조한다. 필자도 이에 공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교육과정 개편으로 그나마 미술 교육 시간조차 줄이니 더욱 슬프고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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