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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는 불은 꺼주세요! " 매미·철새·불면증 어린이 일동

2010/12/28 01:19:45

도시는 밤이 되면 온갖 불빛들로 환하게 빛나지. 전광판·신호등·자동차 불빛·가로등·상점 간판…. 어떨 땐 밤인지 낮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야. 그래서일까? 요즘 부쩍 ‘빛공해’ 란 말이 자주 들려와. 빛공해가 뭐냐고? 불필요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밝은 조명이 사람이나 자연 환경에 피해를 주는 현상을 말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빛이 공해를 일으킨다고 하니 이상하지?

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엔 지나친 빛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단다.

◆매미는 밤낮없이 울어대고 서울 하늘선 은하수 사라져

여름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매미울음 소리일 거야. 밤마다 어찌나 크게 울어대는지 잠 못 이룬 친구들도 적지 않을걸. 그런데 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도 빛공해의 피해자란 사실, 몰랐지? 조명이 하도 밝아 밤과 낮을 착각한 거야.

지나친 빛으로 고통받는 건 매미뿐만이 아냐. 철새들은 달빛과 별빛을 보며 이동하거든. 그런데 밤을 낮처럼 밝히는 네온사인과 가로등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곤 해. 실제로 1000여 마리의 철새가 방향을 잘못잡아 철탑에 부딪혀 죽은 사고도 있었대.

예전엔 흔했지만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반딧불이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

이런 걸 좀 어려운 말로 생태계 교란(攪갺·상황을 뒤흔들어 어지럽고 혼란하게함)이라고 해. 서민아 환경부 생활환경과 사무관은 “빛이 있는 곳으로 해충이 모여들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고 얘기해. “ 필요 이상의 빛 때문에 보리나 들깨 등의 농작물 수확량이 줄고 꽃 피는 시기가 달라지기도 한답니다.”

혹시 밤하늘의 별을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니?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맑은 날에도 맨눈으로 별을 관찰하기가‘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울 거야. 이 역시 빛공해의 부작용이야.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의 얘길 한번 들어볼까? “제가 초등학생이던 1970년대만 해도 서울 하늘에서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인공조명 때문에 은하수 관찰은커녕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한 의미 있는 정보를 얻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

무슨 얘기냐고? 보통 은하수를 관찰하려면 하늘의 밝기가 19 내지 20등급은 돼야 하거든. 그런데 요즘 서울 하늘은 16등급밖에 안 된다고 해. 등급이 낮을수록 밝다는 뜻이거든. 결국 너무 밝은 하늘 때문에 은하수가 눈앞에서 사라진 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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