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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캠프 2기 현장을 가다] 역사 속에서··· '동의보감' 만들고, '병자호란' 찬반 토론도

2010/12/27 03:04:33

역사와 독서, 그 접점을 찾다

'맛있는 공부'와 '교원 올스토리'가 지난 18~19일 1박2일 동안 개최한 독서캠프는 300여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22가족이 참가했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역사'. 학생들이 생소한 단어가 많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역사관련 도서들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정한 주제다.

첫 번째로 진행된 '조선궁궐기행' 시간에는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 저자인 송용진씨가 조선 궁궐의 역사에 대해 강의했다. 내관 복장을 하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교실 전체를 휘젓고 다니며 열강을 했다. 임진왜란·일제강점기 등 왕과 함께 수난을 겪었던 궁궐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교실에 앉은 모두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홍준우(경북 영덕초 3)군은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역사를 들으니 너무 슬펐다. 친구들에게 경복궁은 우리나라의 슬픔이 스며 있는 곳이니 함부로 뛰어놀지 말라고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로 진행된 '세계문화유산' 시간에는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직지심체요절·조선왕실의궤·훈민정음 등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아이들은 동화작가 김은의·이미지·박채란 선생님의 주도하에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재를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직지심체요절'이란 글씨가 적힌 도장을 목판인쇄와 활자인쇄 두 가지 방식으로 종이에 찍어보고, 자신이 가진 의학 상식을 이용해 '나만의 동의보감'을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북아트로 나만의 역사책 만들기, 독서골든벨, 스피드 퀴즈 등 아이와 엄마가 함께 역사와 독서를 즐겁게 공부하는 시간이 계속 됐다. 이렇게 딸과 함께하는 캠프 체험이 처음이라는 박현주(42·부산 연제구)씨는 "집에서 소극적이던 딸이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연방 웃음 지었다.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읽는 역사책

독서캠프 둘째 날에는 독서토론에 이어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시간이 마련됐다. 캠프 참가자들은 전날의 강의 내용, 활동 사진 등을 모아 차곡차곡 1박2일을 정리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수료식을 하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이주헌(서울 상곡초 4)군은 "이번 캠프를 통해 어머니와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전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홍순관군과 이현재(서울 염경초 3)군은 이틀 동안 쉴 새 없이 역사 이야기를 하며 '절친'이 됐다. 둘은 "오랜만에 역사 상식을 겨룰 수 있는 적수를 만난 것 같아 너무 기뻤다. 집에 돌아간 후에도 계속 연락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희(39·서울 강서구)씨는 "역사는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이번 캠프로 아이가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역사책을 읽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책을 펼쳐요' 독서캠프 4기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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