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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영남권 대학]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Y형 인재’ 키울 것

2010/12/09 15:02:11

-영남대는 올해 대학평가 각종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낳았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도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고, 새로운 희망으로 담대한 변화를 향한 노력에 동참해 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2월 영남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Glocal Initiative’를 21세기에 우리 영남대가 지향해야 할 비전으로 제시했다. 글로컬 이니셔티브는 말 그대로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영남대가 지식의 생산과 인재의 육성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여, 한국 및 지역의 산업, 사회, 문화의 세계화와 지식기반화를 선도하는 세계수준의 지역거점대학이 되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비전하에 우리 대학은 지금 ‘담대한 변화’를 실현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담대한 변화란 대학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자는 것이다.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지식’을 생산하는 대학,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X형인재가 아니라, ‘인성, 창의성, 진취성’을 겸비한 ‘Y형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이 되고자 대학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남대가 인재의 브랜드화를 추진 중인 ‘Y형 인재’는 어떤 인재를 말하는가?

“많은 대학들의 인재상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불명확하다. 인재상이 분명하고,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그 인재상을 공유할 수 있어야 교육이 제대로 된다.
‘Y형 인재’는 인성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진취성이 겸비된 인재를 말한다. 이를 육성하기 위해 영남대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Y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인성 교육을 위해 ‘고전읽기’와 ‘대학생활과 봉사’를 교양필수과목으로 개설했다. 최근에는 ‘글로컬 봉사단’도 창단해 봉사를 생활화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수학, 물리, 화학, 통계학, 논리학 등 기초를 다질 수 있는 ‘Base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집한 지식과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로 재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있다. 리더십프로그램, 국토순례대장정, 해외자원봉사, 탐험프로그램 등 총 167개 과외프로그램이 세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고전읽기’를 교책과목으로 정해 신입생 전원이 이수토록 했다고 들었다. 첨단 지식사회에서 다소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고전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진리를 담고 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처럼, 교재로 고전만 한 것이 없다. 기본원칙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사이 교육은 경쟁과 성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당장의 이익이 되는 지식만 가르치지 기본을 가르치는 것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최상위의 고등교육을 받고도 기본이 안 된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회적 문제도 많이 야기되는 것이다.

영남대는 지난해 ‘고전 100선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동서고금의 명저 100선을 엄선토록 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학기부터 ‘명저 읽기와 글쓰기’라는 교양과목을 필수이수과목으로 개설했다. 이 과목을 듣는 학생들은 2주마다 한 권씩의 고전을 읽어야 하고, 그 부분에서 핵심적 가치를 찾아, 현재적 가치로 재해석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저절로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하게 되고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우게 된다. Y형 인재의 중요한 덕목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과목은 총장이 직접 챙기는 교책과목이다.”

-최근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취업’이다. 취업난을 덜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학생선발에서부터 교육, 졸업과 취업, 그리고 취업 후 AS에까지 이르는 평생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해 먼저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YAT’(Y-type Attitude Test)를 실시해 학생들의 적성과 희망진로를 분석하고, 그 내용이 체계적으로 졸업 때까지 관리되고 학생지도에 활용될 수 있도록 ‘YUCAN’(Yeungnam University Career Advancement Nurture)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이 프로그램에 등록되고, 수업은 물론 과외활동, 학내외 봉사활동, 어학 및 자격증 취득현황 등을 언제 어디서든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경력관리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물론 지도교수들도 학생들의 경력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맞춤형 지도를 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기업맞춤형 전공 확대, 공학교육인증제(ABEEK) 등 전공분야별 교육인증제 확대, 융?복합전공 개설 등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고 있다.”

-학생들에게 ‘정말 멋진 총장님’으로 통한다고 들었다. 짧은 시간 내에 큰 변화들을 이끌어 낸 리더십의 비결은 무엇인가?

“변화가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다. 이를 위해 리더는 먼저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할 일은 구성원들과 여러 가지 경로와 방법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이해와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화’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단기적 성과들을 구성원들이 확인함으로써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영남대 학생들은 나의 제자이자 모교 후배다. 취업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시(詩)가 떠올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생각을 담은 글과 함께 올렸는데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들의 댓글이 많이 달렸고, 직접 이메일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온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많았다. 대학신문과 대학방송, 영자신문 등에서도 이를 기획 보도했고, 총학생회에서도 학교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생각하는 총장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 무척 반가웠다.

그 이후 이메일로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건의해오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났다. 그래서 아예 ‘총장과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만들어 주기적으로 학생들을 만나 고민들 듣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긍정의 기운이 학생들 사이에서 번져나가면서 눈에 띄게 변화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소통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가를 요사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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