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2 03:06:35
영남대학교 물리학과 07학번 임우상(25)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학부에서 수학과를 복수전공한 그는 얼마 전 KAIST 대학원 수리과학과 합격 통보를 받은데 이어, 현재는 12월 초 발표되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석사과정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임씨는 22살에 영남대에 입학한 늦깎이 대학생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에 영재성을 보였던 그는 부산대학교 영재센터를 거쳐 부산과학고(현재 부산 영재고)에 입학할 정도로 수재였다. 그러나 학교 기숙사비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정형편이 기울면서 고교 1학년 2학기 때 자퇴를 결정했다.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듬해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후 공사장 인부·주유소·아파트 계단 청소·신문 배달을 하며 생계를 도왔다.
5년쯤 지나 집안이 안정을 찾아갈 무렵 임씨는 다시 학업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학금 제도가 풍부한 영남대를 선택했다. 그는 “4년 내내 성적 장학금은 물론 어학 장학금, 그린 에너지 연계 장학금 등을 받으며 다양한 장학 혜택을 누렸다. 덕분에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학 후 그는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학교 수업과 함께 고등학교 때 부족했던 부분을 병행해 공부했다. 목표는 서울대와 KAIST의 같은 전공 상위권 학생. 그는 “4년 동안 모든 시간을 100% 계획대로 사용했다”고 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끊임없이 교수 연구실을 찾았다. 임씨는 “교수님들이 바쁜 와중에도 공부는 물론이고 진로에 대한 고민까지 친절하게 조언해줘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2학년 때인 2008년 그는 전국 대학생 수학경시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 열린 대회에서는 동상을 받았다. 4년 만에 수학 부문에서 국내 대학생 중 최고 수준에 이른 셈이다. 임 씨는 “학교를 떠났던 제가 기초를 다지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재기할 수 있기까지 학교에 큰 도움을 받았다. 4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학교를 선택하라고 해도 영남대를 다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회계사(CPA) 합격한 권영생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