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글로벌 명문 한양대] 공상영화 속 인공지능 자동차… "우리에겐 현실이랍니다"

2010/11/30 03:39:31

지난 5일 현대·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연 '자율주행자동차 대회'에서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A1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포장·비포장 도로가 섞인 4㎞ 구간을 얼마나 빨리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고 주파하는지 겨룬 대회에서, A1팀은 7분40초를 기록해 2등보다 3분 이상 앞섰다. 차선 준수, 횡단보도 앞 정지, 스쿨존 감속, 좁은 길과 터널 통과 등 각종 난관을 무난히 넘긴 것이다.

주건엽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 연구원은 "6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4㎞ 모의주행을 1000번 이상 했고 대회를 앞두고는 거의 매일 밤을 새웠다"며 "초기에는 장애물과 자주 부딪혀 멀리 가지 못했지만 갈수록 완벽에 가깝게 주행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선우명호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늦어도 2030년에는 한국이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며 "한양대가 이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건축·디자인 국제대회 수상 휩쓸어

한양대 정문 인근의 한 상가건물에는 지난달 유럽 최대 규모의 학생 건축 공모전에서 대상을 탄 학생들의 연구실이 있다. 아르바이트와 용돈을 모아 세를 얻은 것이다. 한양대 건축학부 최진규, 김원일(이상 02학번), 박영국, 김대현(이상 03학번)씨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벨룩스 국제학생건축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55개국 280개 학교 678개 팀이 응모한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대상을 탄 것이다.

이들이 낸 '뫼비우스 띠를 이용한 빛의 은하수'라는 작품의 특징은 천정을 뫼비우스 띠 형태 구조물로 꾸민 것이다. 뫼비우스 띠처럼 꼬인 여러 개의 구조물로 지붕을 만들고 각각의 띠의 꼬인 부분을 인위적으로 움직여 바닥에 닿는 빛의 양과 위치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바닥에 닿는 빛과 그림자를 바꿔가면서 다양한 길을 만들 수 있고 공간 분할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26일 찾은 작업실에는 각종 설계도면과 건축모형이 가득했다. 김원일, 김대현씨는 취업했고 최진규, 박영국씨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맡게 돼 이곳에 남았다. 최진규씨는 "우리는 동네 건축가가 되는 게 꿈"이라며 "살고 있는 주변 공간을 사용자 편의에 맞도록 바꿔가는 '건축가 게릴라 그룹'을 여러 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양대 실내환경디자인학과 최승철(03학번), 김정석(04학번), 이윤원(04학번)씨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공간디자인전'에서 학생부문 대상을 탔다. 작년 대한민국 실내건축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양대 팀은 한국 대표로 참여해 'Stand, See, Feel(서다, 바라보다, 느끼다)'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 뇌졸중,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해 침대 매트리스를 자유자재로 회전하고 상하조절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작품이다. 또 환자들이 각종 수납공간과 조명 등을 간단하게 조작하고 변화를 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모든 사람을 배려하는 '범용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