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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4학년이 적기… 자녀 의견 귀 기울여야

2010/11/29 03:06:42

내 아이를 스포츠 스타로 키우려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포츠와 운동선수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갈수록 좋아지는 추세다. 일부 인기 종목에만 집중하던 관심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 여성체육위원회 김영채 부위원장은 "공부를 못하거나 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택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종목을 접하고 선수의 길을 걷는 꿈나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의 길을 택해 중학교를 중퇴한 영국 프리미어리거 이청용(22·볼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손흥민(18·함부르크 SV)을 비롯해 골프 여제 신지애, 피겨 퀸 김연아, 메이저리거 추신수 등 글로벌 스포츠 스타의 탄생도 공부 못지않게 운동을 잘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주니어 시절 김연아 선수를 지도했던 김세열 코치는 "전에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부모들이 유명 선수가 나오고 성공을 거두면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예전 같으면 출전자가 40~50명에 불과했던 피겨스케이팅 꿈나무 대회의 경우 올해는 160명 정도로 늘어난 것만 봐도 변화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 3·4학년이 장래 결정할 적기

자녀를 스포츠 스타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스포츠 스타의 부모들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나이로 초등학교 3~4학년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춘천 FC 유소년 축구 클럽 감독은 "사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잠재력을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돼야 아이가 관심사를 표현하기 시작하고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부모가 잠재력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 금메달리스트 김현수 선수의 어머니 황금란씨는 "아이의 장래를 결정하기에는 이 시기가 적기다. 다만 부모가 사심 없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하고 반드시 자녀와 의논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빠·엄마·자녀 의견 공유해야

보통 운동선수를 키우는 가정의 경우 아버지는 경제적 지원에 그치고 어머니가 스케줄 조정 등 대부분의 교육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직접 손흥민 선수를 가르친 손 감독은 "아버지는 방관자가 아니라 자녀가 다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무게감 있게 나서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금란씨는 "현수의 경우 아버지가 직접 가르치면서 부딪히는 입장이고 엄하게 대하는 면이 많아서 엄마는 대화를 많이 하면서 보듬어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 일종의 멘토 역할이었다"고 했다. 특히 "지도할 때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가족 모두가 모여 민주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토의했다"고 했다. 클럽을 바꾼다든지, 폼을 바꾼다든지 하나하나 선수 본인과 아버지, 어머니가 의견을 공유하고 의사 결정을 내렸다. 황씨는 "부모라고 해서 다 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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