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9 09:48:55
◆“돈 없어 공부 못하는 일 없도록”… 전 재산 5000만원 기부
김군자 할머니는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나셨어요.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였고 할머니네 집은 너무나 가난해 학교에 다닐 형편이 안 됐죠. 더욱 슬픈 건 할머니가 어렸을 때 3년씩이나 일본군에 위안부(전쟁 때 군대에서 남자들을 성적(性的)으로 위안하기 위해 강제로 동원된 여성)로 끌려갔다는 사실이에요. 할머니에겐 그때가 가장 고통스러운 세월이었죠. 아직도 할머니는 그때를 생각하시면서 눈물짓곤 한답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일본군에게 끌려갔다 온 할머니를 손가락질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지 않았어요. 배움이 짧았던 할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어요. 남의 집 식모살이, 단추 끼우기 같은 허드렛일이 전부였죠. 할머니는 평생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외롭게 이런 일들을 하며 어렵게 사셨어요. 하지만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으셨답니다.
10년 전, 할머니는 아름다운재단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재단 사무실에 찾아오셨어요. 거금 5000만원을 고이 품고서 말이죠. 그 돈은 할머니가 평생 어렵게 모아온 전재산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게 평생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이 좋은 시대에도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어린이들이 있다더군요. 이 돈이 그런 아이들에게 쓰였으면 좋겠어요.”
할머니가 남기신 말은 이 세 마디가 전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