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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수능대박' 응원하는 고사장 아침 풍경

2010/11/18 11:30:10

오전 7시20분 서울시교육청 제15지구 18시험장인 서울 중구 이화여고 앞에도 배화여고 등에서 온 여학생 70여명이 꽹과리와 북을 치며 응원에 열을 올렸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 수험장에 들어가던 학생들은 후배의 응원을 듣고 미소를 띄웠다.

학부모 김건용(48)씨는 오전 7시30분쯤 자녀 다솔(18)양을 고사장으로 들여보냈지만, 교문 앞에서 30분 넘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김씨는 “고사장 앞에 후배들이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보니깐 수능시험날인 것이 더 실감이 난다”며 “떨지 말고 평소대로 하고 오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아슬아슬하게 수험장에 도착하는 학생들이 있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졸였다. 입실시간을 20분 남겨둔 오전 7시50분쯤 이화여고 정문 앞에 긴급 수송차량을 타고 온 수험생이 황급히 내렸다. 후배들이 큰 소리로 응원하자 수험생 이모(18)양은 얼굴을 붉히며 “차가 너무 밀려서 경찰차를 타고 왔다”며 고사장을 향해 뛰었다.

입실완료 시간인 오전 8시10분이 가까워져 오자 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들은 주섬주섬 응원도구를 챙겼다. 오전 8시8분 또 다른 여학생 한 명이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수험장에 도착했다. 입실 2분 전. 여학생은 오토바이에서 내리자마자 경찰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수험장을 향해 냅다 뛰었다.

학생을 태워준 경찰은 “인근 사거리에서 차량 정체 때문에 당황한 학생을 발견하고 태워서 온 것”이라며 “하마터면 지각할뻔한 학생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전 8시15분이 되자 정문에서 응원하던 학생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는 여전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교문을 바라봤다. 학부모 송옥희(46)씨는 “1교시가 시작하는 종소리가 들리고 나면 자리를 뜰 생각”이라며 “가까운 성당에서 기도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전국 71만2000여명의 수험생이 치르는 이날 수능은 5교시 제2외국어를 끝으로 오후 6시5분에 종료된다. 수능시험의 성적은 다음 달 8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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