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02 09:51:00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학교 건물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아버지와 어린이 한 쌍이 눈에 띄었다. 뒤를 이어 부자(父子)·부녀(父女)지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차례로 들어섰다. 행사장인 강당은 이내 인산인해(人山人海·사람이 산과 바다를 이뤘다는 뜻으로 수 많은 사람이 모인 상태를 이르는 말)가 됐다. 대부분의 학생이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참가팀 지난해 15가족서 올해 103가족으로
올해 독서학교 참가 팀은 103가족. 아버지 참가자는 103명, 학생 참가자는 108명이었다. 문정초등 전교생은 1470명. 10%에 가까운 학생이 아버지와 함께 학교를 찾은 셈이다. 뜨거운 호응에 학교 측도 깜짝 놀랐다. 첫회 행사가 열린 지난해만 해도 신청자가 15가족에 불과해 하마터면 행사장이 강당이 아닌 교실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최영인 교감 선생님은 “지난해보다 (참가자가) 다소 늘겠거니 예상은 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많은 학생이 참가 의사를 밝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독서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한 박은수 선생님은 “비록 수는 적었지만 지난해 참가자들의 평가가 꽤 괜찮았다”며 “아무래도 참가 학생과 학부모의 입소문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는 예정 시각(저녁 7시)을 20분가량 넘겨 시작됐다. 이후에도 강당엔 자녀의 손을 잡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버지가 적지 않았다. 대부분 양복 정장 차림이어서 퇴근하자마자 달려온 기색이 역력했다.
“옛날에 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소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찾는 거였어요. 그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전 세계 곳곳을 누볐지만 결국 아름다운 그림을 찾는덴 실패하고 맙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서야 그는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되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자신의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이란 걸 그제야 알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