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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좇는 인터뷰] 바둑 영재 신진서 군 <부산 개림초등 4년>

2010/11/02 09:51:01

◆바둑 도장 운영 부모님도 손든 실력

물론 처음엔 진서에게도 바둑 스승이 있었어. 다만 좀 특별했지. 바로 엄마·아빠였거든. 진서는 다섯 살 때부터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어.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도장에서 말이야. 맨 처음 진서에게 바둑을 가르친 건 엄마였어. 그런데 딱 한 달 후 엄마는 아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대. “여보, 진서는 좀 달라요!”

다음엔 아빠가 나섰어. 2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친 아빠도 진서를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대. ‘바둑이 이렇게 빨리 늘 수도 있는 거구나…!’ 1년 정도 아빠에게 바둑을 배운 진서는 이듬해 부산시장배 대회에 출전했어. 나이가 나이인 만큼 유치원부에 나가야 하는 게 정상이었지만 아빠는 주최측에 사정 얘길 해 저학년부 출전권을 얻었어. 결과는? 당연히 1등이었지. 같은 해 열린 이붕배 대회에서도 진서는 유단자부 우승을 차지했어. 전국 규모 대회로 6학년 형들도 많이 참가한 대회였는데 최고의 성적을 거둔 거야.

◆방학 땐 하루 10시간씩 바둑과 씨름

사람들은 진서를 보고 ‘바둑 머리를 타고났다’고 말해. 물론 타고난 머리도 무시할 수 없지. 바둑은 워낙 어려운 경기여서 평범한 머리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긴 어렵거든. 하지만 진서에겐 타고난 머리 외에 또 하나의 무기가 있어. 다름 아닌 ‘성실성’이야.

진서는 이미 여섯 살 때부터 하루에 5시간씩 바둑 공부를 했어. 여섯 살이면 사실 한 가지 일에 10분도 집중하기 어려운 나이잖아? 하지만 진서는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바둑에만 매달렸대. 요즘도 오전 수업이 끝나면 바로 도장으로 향해 오후 6시까지 바둑을 붙잡고 씨름해. 집에 와서도 기보(棋譜·바둑 두는 법을 적은 책) 공부를 빼먹는 법이 없지. 방학 때면 하루 10시간 이상씩 바둑 공부에 매달린다니 대단하지?

진서는 학교에 있는 시간 외엔 바둑판과 떨어져 지낸 적이 거의 없어. TV를 볼 때도 꼭 바둑판을 앞에 놓아야 맘이 놓인대. 눈은 TV를 향해도 머릿속은 온통 바둑 생각뿐인 거지.

◆“2년 후 프로기사 되겠다” 목표 세워

사실 올 초부터 진서와 부모님은 진서의 서울 유학 문제를 놓고 고민 중이야. 진서의 실력은 이미 오래전 아빠의 수준을 뛰어넘었거든. 진서를 가르칠 스승도, 맞대결을 펼칠 적수도 없는 상황은 한창 실력을 키워야 할 진서에게 아주 불리해. 하지만 아직 진서가 어리다 보니 부모님은 걱정이 되시나 봐. 진서도 벌써부터 부모님 곁을 떠나는 게 달갑진 않고. 무엇보다 진서에게 아빠는 둘도 없는 바둑 스승이잖아.

하지만 진서는 유학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걸 잘 알고 있어. 벌써 ‘6학년 땐 프로기사가 되겠다’는 꿈도 세웠는걸. 꿈을 위해서라면 외로움 따윈 씩씩하게 이겨내야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진서는 이미 멋진 승부사인지도 몰라.

양재호 9단이 바둑영재 진서에게

"바둑은 배짱 싸움… 승부를 즐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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