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시간, 3~4학년 반에서는 책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수업이 이뤄졌다. 무성 애니메이션인 '소년과 흰 기러기'를 보면서 각자 자기만의 스토리를 꾸며보는 시간을 가졌다. "세 번째 그림은 어떤 장면일까요?"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소년이 기러기와 놀던 일을 생각하고 있어요." "소년이 기러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수업을 진행한 최익현 강사는 "무성 애니메이션이라 아이들이 자기 생각대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다. 열 명의 아이가 있다면 열 가지의 줄거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장면에 대해 질문하면서 생각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1~2학년 반에서는 그림 그리기가 한창이었다. '이게 뭔지 알아맞혀 볼래?'(박완서)를 읽고, 쑥개떡을 먹을 때의 표정을 상상해 그려보는 시간이다. "한강이와 친구들은 왜 쑥개떡이 먹는 것인지 몰랐을까요?" "왜 쑥개떡을 똥이라고 생각했을까?" 등 책에 관한 질문에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친구들의 생각을 주의 깊게 들었다. 정희정 강사는 "친구들과 같은 내용을 읽고도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생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면, 아이들이 독서를 더욱 재미있어 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책 놀이에 열중하는 동안, 아래층 강의실에서는 엄마를 위한 독서지도법 수업이 진행됐다. "아이가 책을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요?"라는 최은하 강사의 물음에, 엄마들은 깊은 한숨과 함께 제각각 사연을 꺼내놨다. "저희 아이는 책 읽기를 공부라고 생각해요." "저희 아이는 학교·학원 때문에 피곤해서 집에 오면 쉬어야 하니 책 읽을 시간이 없대요." "독서록을 쓰기 싫어서 책 읽기가 싫대요. 독서록을 쓰라고 하면 제일 쉬운 책부터 골라요." "저희 아이는 컴퓨터 게임을 허락해야 책을 읽어요. 독서는 컴퓨터 게임을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