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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좇는 인터뷰] 영화 '닝텐도 중독자' 만든 최세진 군

2010/10/12 01:26:04

△“심심한데 동영상이나 찍어볼까, 누나?”
지난해 봄이었어. 어느 무료한 일요일, 집에서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던 세진이는 갑자기 큰 소리로 누나를 부르기 시작했어. 아빠 휴대전화가 눈에 들어오면서 좋은 생각이 떠올랐거든.

“우리 동영상 한번 찍어보자.”

닌텐도 게임을 즐겨하던 남매는 게임을 소재로 한 동영상을 찍기로 결정했어.

“우린 닌텐도 중독자들이다!”

게임에 몰두하는 장면을 찍은 남매는 번갈아가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지. 물론 그 짧은 동영상을 찍는 데도 몇 번씩 NG가 났어. 그런데 말이야, 세진이 눈엔 편집도 안 돼 거친 그 동영상이 꽤 근사해 보였어. 소재도, 자신의 연기도 마음에 들었거든.

△3주 만에 9분30초짜리 영화로 뚝딱
엄마의 생각도 세진이와 비슷했나 봐. 동영상을 보더니 “영화로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라고 말씀하셨거든. 세진이는 엄마의 제안에 무척 기뻤어. 연극을 전공한 엄마의 안목을 믿었으니까.

영화 작업은 척척 진행됐어. 우선 영화를 전공한 엄마 주위 분들에게 영화 제작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 친구들을 불러모아 배역도 나눴지.

영화 한 편을 만들려면 각자 역할을 나눠야 하잖아. 사실 세진이는 감독에 욕심이 많았어. 작품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으니까. 하지만 여러 명의 배우와 스태프를 거느리기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결론이 났어. 결국 감독은 누나 몫이 됐지. 대신 세진이는 주연배우 역을 맡았어.

하지만 세진이는 영화 전반에 걸쳐서 누나 못지않은 활약을 했어. 시나리오를 쓸 때도, 장면장면 연기를 할 때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지. 그 의견은 대부분 받아들여졌어. 세진이의 의견이 워낙 구체적이고 그럴듯했거든.

10~20초에 불과하던 휴대전화 동영상이 상영 시간 9분31초짜리 단편영화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3주. 촬영이 주로 방과 후에 이뤄져 밤 12시를 넘길 때도 많았어.

△남다른 예술 감각은 ‘조기교육’ 덕분 
남매가 만든 이 작품은 곧바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에 출품됐고, 당당히 2위를 차지했어. 심심풀이로 찍은 동영상에서 출발한 것치곤 대단한 결과라고? 이야기를 좀더 들어 봐.

어릴 때부터 세진이는 누나와 함께 사진·만화·연극 등을 배웠어. 일곱 살 땐 짧은 애니메이션도 만들었고 연극 무대에 오른 적도 있지. 

영화도 또래보다 많이 봤어. 무엇보다 세진이는 영화를 본 다음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 이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닝텐도 중독자’란 근사한 영화가 나온 거야.

올해 세진이는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캠프에 참가해 다양한 영화 공부를 했어. 지난해 수상자 자격으로 심사단으로도 참여했지.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이 한 뼘 더 자라난 계기가 된 거야.

△“재미와 교훈 전하는 영화 만들래요”
세진이는 평소 좀 엉뚱한 편이야.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저 나무엔 뭐가 살고 있을까?’, ‘잎은 몇 개나 될까?’ 상상하거든. 휴대전화로 사진 찍기도 좋아하는데,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쓰레기 봉투 같은 것들을 주로 찍곤 해.

세진이는 교훈과 재미가 가득한 작품을 만드는 영화감독이 되는 게 꿈이야.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도 대략 마친 상태지. 학교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영화인데, 우정이라는 묵직한 교훈을 담고 있대. 감독이 누구냐고? 당연히 최·세·진이지.
 

효자동 이발사 임찬상 감독이 세진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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