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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좇는 인터뷰] '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상규 군

2010/10/05 09:43:17

△사촌동생 도우려다 ‘전국 대상’ 열매 결실 
‘제17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공무부문 초등부 대상’. 지난달 상규가 받은 상 이름이야.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이 대회는 정보화 관련 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지.

상규는 이 대회에 ‘구구단의 신’이란 작품을 출품했어.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의 프로그램인지 대충 알 수 있겠지? 맞아. 구구단을 좀 더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야. 구구단 표를 볼 수 있는 기능을 기본으로 ‘스피드 구구단’, ‘숨은 구구단 찾기’, ‘건반 구구단’, ‘구구단 드라이브’ 등 네 가지 게임을 갖추고 있어. 로그인 기능까지 있어서 인터넷에 접속하면 게임별로 저장된 자신의 최고 점수를 볼 수 있지.

그런데 하고많은 소재 중 왜 하필 상규는 구구단을 선택했을까? 사촌동생을 돕기 위해서였어. 구구단을 못 외워 작은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울먹울먹하는 동생이 안쓰러웠대. 동생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결국 전국 대상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준 셈이지.

△‘홈페이지 제작’ 2학년 때부터 꿈꿔
상규가 컴퓨터로 뭔가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건 2학년 때부터였어. 여기저기 개인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보니 농사짓는 부모님을 위해 근사한 농산물 유통(流通·상품이 시장에서 교환·분배되는 활동)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어졌대. 그래서 무료 호스팅을 받고 태그나 html 등 프로그래밍 용어들을 배우기 시작했어. 하지만 쉽지 않았어. 몇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씨름하다 포기하길 수십 번…. 제대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힘으론 무리였던 거지.

1년쯤 지나서야 마침내 개인 블로그가 완성됐어. 하늘을 날 듯 기뻤지. 하지만 상규는 이 블로그를 불과 며칠 만에 지워버렸어. 주위 평가가 별로였거든. 포털사이트 같은 블로그를 만들겠다고 큰소리 뻥뻥 쳤는데 결과물은 겨우 메뉴 두세 개의 초라한 형태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

△어깨너머로 배운 플래시게임으로 ‘입소문’ 나
4학년 때였어. 5·6학년 컴퓨터부 형들이 플래시게임 만드는 걸 우연히 봤는데 꽤 재밌어 보였어. 하지만 형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가르쳐주지 않았어. 오기가 발동했지. 형들이 하는 걸 유심히 지켜보니 간단한 게임은 만들 수 있었어. 그림이 움직이는 수준이었으니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엔 부족했지만 말이야. 그때만 해도 1분도 안 되는 게임을 만드는 데 한두 시간은 족히 걸렸어. 지금은 어떠냐고? 10분이면 충분하대.

상규는 점점 게임 프로그램의 세계에 빠져들었어. 포토샵 공부도 그즈음 자연스럽게 시작했지. 그러다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상규가 꽤 컴퓨터를 잘한다고 입소문이 났어. 그 얘긴 정보올림피아드를 담당하고 있는 김은혜 선생님 귀에도 들어갔지. 그때부터 상규의 컴퓨터 공부가 체계적으로 시작됐어.

△“누구나 즐기는 게임 만들 거예요”
상규는 원래 꿈이 없었어. 그냥 공부 열심히 해서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가지면 된다고 막연히 생각했대.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꿈이 생겼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고 도움이 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 말이야.

요즘도 상규 머릿속은 ‘구구단의 신’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해. 단순한 화면을 좀 더 그럴듯하게 꾸미고 싶거든. 최근 그래픽 공부에 부쩍 열을 올리는 것도 그 때문이야. “형이 만든 게임으로 구구단을 공부했어요”란 동생들의 말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다는 상규. 너희도 ‘구구단의 신’(tkdrb0402.dothome.co.kr)으로 구구단 공부에 도전해보지 않을래?
 

게임 프로그래머 하창현 씨가 상규에게

"게임으로 나를 표현하는 일…힘들지만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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