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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I] [배우고… 즐기고…] "하늘 아래 다른 별로 이사하는 걸 꿈꾸죠"

2010/09/28 03:17:16

김양은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제4회 국제 천문·천체물리 올림피아드(IOAA)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했다. 올해 국제 천문·천체물리 올림피아드는 23개국 108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김양은 한국 학생 4명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이 종합 6위로 대회를 마감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함께 참가한 공현규(세종과학고1)·장윤서(서울과학고1)·허성범(경기북과학고2)군은 각각 은메달을 보탰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인데 당연히 지구에 관심이 많아야죠. 천문학은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지구 밖 다른 세계를 보는 거지만, 다른 별을 봐야 지구를 더 잘 알 수 있으니까요."

김양의 국제올림피아드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한국천문올림피아드(KAO), 한국지구과학올림피아드(KESO)에서 모두 금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보여왔다. 김양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천문학, 지구과학에만 그치지 않는다. 김양은 중학생 때 한국화학올림피아드(KChO) 은상, 한국물리올림피아드(KPhO)와 한국생물올림피아드(KBO) 동상을 휩쓸었다.

국제 천문·천체물리 올림피아드 시험은 3일에 걸쳐 치러졌다. 입상자는 이론시험(50%), 실무시험(25%), 관측시험(25%) 세 가지의 시험 성적을 합산해 결정됐는데, 김양은 합계 점수에서 108명 중 3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학생들을 이끌고 이번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상각(62) 교수는 "금메달은 상위 학생 3명의 점수 평균에서 90% 이상 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데, 김양이 그 기준을 정하는 3명 중 1명에 포함됐다"며 "다른 나라 참가자들이 '한국 학생들은 정말 훌륭하다'며 칭찬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고 금(金)을 땄다. 이론시험과 실무시험에서는 정해진 문제를 풀지만, 관측시험 때는 실제로 하늘을 망원경으로 보고 주어진 과제를 해결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비가 온 탓에 돔으로 된 천장에 천체(天體)를 투영해 '인공 하늘'을 만든 상태로 시험을 치렀다. 하늘에 있는 별자리를 보고 무엇인지 맞히거나 달의 위치를 보고 날짜를 맞히는 등 다양한 과제가 주어졌다. 일반적으로 천문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망원경으로 보는 것만을 떠올리지만, 물리와 생물 등 모든 분야의 과학지식이 총동원되는 본질적인 과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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