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예문여고 3학년 김한라양은 자신의 특기를 '음악'이라고 자부한다. 단순히 작사, 작곡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엄연한 수험생인데도 지금까지 디지털앨범을 세 차례나 냈고, 올 초에는 정식앨범인 'Long Ago'를 냈다. 앨범이 나왔을 때 벅스뮤직 뉴에이지 차트에서 2주 연속 1등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등은 이루마의 곡이었다.
음악에만 투자한 것은 아니다. 평소 꾸준한 공부로 전교 2~4등을 유지할 정도로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라양은 "음악적 재능과 노력이 어우러져 현재의 성과를 이룬 것 같다"고 말한다.
"제가 어릴 때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정확히 음을 맞힌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서 5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가르쳐주셨어요. 건반을 4~5개 동시에 눌러도 정확히 계명을 알아낼 정도였으니 음악적 재능은 어느 정도 타고난 것 같아요. 그러나 재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한라양은 예술중학교인 서울의 예원학교에 바이올린 전공으로 입학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했지만, 1년도 안 돼 스스로 일반 중학교로 옮겼다.
"반복적으로 실기곡을 연습하는 것이 싫었고, 전공실기에 치우쳐 학과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회의감을 느꼈어요. 결국 일반 중학교로 전학을 했죠. 나중에 들어보니 예원학교 바이올린 전공자가 일반중으로 간 사례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일반중으로 옮긴 후 1년도 못돼 가족의 이사로 다시 부산의 중학교로 전학을 갔다.
"부산의 문화 인프라는 서울에 비해 정말 부족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됐어요. 결국 중3 때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작곡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시험에 합격해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작곡을 배웠습니다."
이후 한라양은 작곡에 소질을 보여, 지금까지 80여곡의 음악을 작곡했다. '하루살이' 등 일부 곡은 직접 노래를 불렀다.
또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단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정규앨범을 발표했을 때는 홍대 앞 클럽 오뙤르에서 기념공연을 가졌다.
음악이라는 재능을 봉사활동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장전동에 있는 장애아 시설에서 두 차례 작은 음악회를 열었어요. 특히 드라마 OST들을 메들리로 엮어서 연주할 때, 아이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춤을 췄던 일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올해 수능을 마친 뒤에는 꼭 다시 그곳에 가서 연주할 생각입니다."
한라양은 자신의 목표가 '음악 하는 인문학자'라고 말한다. 실제 올해 대입에서 인문학부 미학과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 중이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사람과 사회를 깊이 이해하는 음악 하는 인문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돌 가수처럼 화려한 의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음악 그대로의 음악을 전하고 싶어요."
서울 강서고 2학년 지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