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리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병리학은 질병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고병리학은 그 앞에‘옛날’을 뜻하는 고(古) 자를 붙이지요. 풀이하자면‘오래전 질병을 연구하는 학문’이란 뜻이 됩니다. 예전 질병을 연구하려면 질병에 걸린 사람들을 관찰해야 하는데 그 대상이 미라가 되는 거예요. 특히 우리나라는 미라의 보존 상태가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고병리학의 미래 또한 밝습니다.”
—미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인 장묘(葬墓·장례를 치르고 묘를 씀) 방식인 회격묘〈키워드 참조〉덕분에 미라가 만들어졌습니다. 회격묘 방식으로 시신을 묻으면 사체가 산소와 세균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됩니다. 실제로 회격묘를 발견한 뒤 미라를 수습할 때 포클레인이나 공사용 드릴로 몇 시간 이상 두드려야 바깥쪽 회(灰)가 깨질 정도지요. 방식은 약간 다르지만 외국 미라도 마찬가집니다. 산소와 세균이 차단되면 오랫동안 시신이 보관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