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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좇는 인터뷰] 최연소 미용사 이인주 양

2010/09/21 13:45:33

△학원서 매일 다섯 시간씩 실습… "그래도 재밌어요"

인주에게 엄마의 일터인 미용실은 집이자 놀이터였어. 본격적으로 미용에 관심을 보인 건 일곱 살 때였대. 엄마가 하는 일을 보다보니 슬슬 욕심이 난 거지. 그때부터 인주는 엄마를 졸라대기 시작했어. 엄마는 못 이기는 척 인주에게 고무줄과 파마지, 롯드(모발을 감는 기구)를 주곤 기본 요령을 딱 한 번 가르쳐주셨어. 한 시간을 씨름한 끝에 인주는 그럴듯한 파마를 세 개나 말았어. 손에 익지 않으면 어른도 쩔쩔매는 일을 일곱 살짜리 꼬마가 근사하게 해낸 거야. 그때 엄마는 결심했대. ‘좀 더 자라면 미용 공부를 시키자!’

자격증을 준비한 건 지난해 1월부터야. 매일 미용학원에 출근해 다섯 시간을 꼬박 서서 실습해야 했지. 게다가 학원엔 또래 친구 하나 없이 적게는 여덟 살, 많게는 수십 살 위인 어른들만 가득했대. 하지만 인주는 매일매일이 즐거웠어. 커트 하는 법, 파마 하는 법을 정식으로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거든. 신나게 실습하고 집에 와선 그제야 다리 아픈 걸 느낄 정도였으니 알 만하지?

그런데 딱 하나, 인주도 극복하기 어려운 게 있었어. 아직 작은 키! 20㎝가 넘는 받침대를 들고 다니며 실습했지만 첫 번째 실기시험에서 떨어진 것도 키 때문이었대. 어른용 가위를 쓰느라 손가락은 또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

△2개월 만에 미용상만 네 개… 주특기는 '파마웨이브'

인주는 지난 6월과 7월 전국 규모의 미용기능대회에 출전해 상을 무려 네 개나 받았어. 파마웨이브 부문에선 두 대회 모두 대상을 차지했지. 물론 참가자 대부분은 고교생 또는 대학생 언니·오빠들이었어.

인주가 처음부터 입상을 예상한 건 아니었어. ‘그저 경험 삼아’ 나간 거였으니까. 그래서 상을 받고도 시상식에 못 간 대회도 있어. 대회가 오전에 끝났는데 발표는 오후 6시였거든. 별 기대 없이 집으로 돌아왔고 나중에 수상 소식을 듣곤 무척 속상해했대.

요즘 엄마 미용실엔 인주를 찾아오는 손님이 꽤 있어. 학교 친구들도 인주에게 머리 손질이나 헤어 스타일 상담을 부탁해. 인주가 제일 기쁠 땐 생각했던 대로 머리가 나오는 순간이야. ‘미용사 선배’인 엄마가 일하시는 걸 옆에서 지켜보는 것, 헤어 스타일에 대해 엄마와 토론을 벌이는 것도 인주가 좋아하는 일이야.

인주는 요즘도 매일 두 시간씩 학원에서 실습을 해. 세계적인 헤어 디자이너가 되려면 한시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거든. 8~9년쯤 실무 경력을 쌓은 후엔 미용기능사보다 한 단계 높은 미용장 자격시험에도 도전해볼 생각이야. 우리를 아름답게 만들어줄 인주의 꿈을 다 함께 응원하지 않을래?


'라메종 0809' 이종문 대표가 인주에게
"헤어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건 스타일 찾아내는 감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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