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는 '잠자는 학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노력하지 않는 교사들을 꼽고 있다. 수업을 재미있게 준비하거나 교실에서 자는 아이들을 깨우려는 열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은 다른 얘기를 한다.
B고등학교 교사 한씨는 "수업준비 시간도 모자라는데 지난 1학기에는 학생들이 하루에 양치질을 몇 번씩 하는지를 파악해 보고하라는 공문도 내려왔다"며 "예전에는 학생들 성적 등 필수 정보만 입력하면 됐는데 요새는 별 시답잖은 것까지 다 조사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 D중학교 교사 박모(56)씨는 "방과 후 수업을 하면 학생들로부터 받은 방과 후 수업비와 비용을 정산하는 일까지 선생님이 다 한다"며 "행정실에서 해야 할 일들도 선생님이 떠맡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교사는 교육의 질(質)만으로 평가받아야 하는데 아이들 돈을 관리하는 일까지 맡기는 시스템에서 무슨 공교육의 질을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잡무들 때문에 학생들 앞에서 체면도 안 설뿐더러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진다"고 했다. 대구 E고등학교 교사 유모(38)씨도 "수업은 따로 준비를 안 해도 별 표시가 안 나는데, 공문은 기한이 있으니까 안 하면 바로 표시가 난다"며 "공문서 처리가 교사들의 주(主) 업무 같다"고 답답해했다. 높은 경쟁률의 임용고시를 통과한 고학력 학교 교사들의 봉급이 학원이나 대기업 등에 비하면 박봉(薄俸)이어서 교사들이 수업준비를 위해 노력하게 하는 '당근'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