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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자율고 취소' 교육감과 싸우는 익산 남성학원 손태희 이사장

2010/08/29 11:00:00

 

손태희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8월 17일 오후 서울 양재동 자택에서 이뤄졌다. 그는 약속시간보다 10여분 늦게 나타났는데, 이미 불콰해진 상태였다. 점심자리에서 자신을 격려하는 지인들의 술잔을 마다하지 않고 마셨다고 했다. 그는 가죽소파에 앉더니 기자를 보며 이렇게 입을 뗐다.

“생기는 것도 없는데, 왜 이러나?” “내가 그 쪽이 고향도 아닌데….”

손 이사장은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이렇게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기자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생기는 것도 없는데…’라는 말은 학교 이사장 자리는 돈을 버는 자리가 아니라 돈을 쓰는 자리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400억원 이상을 학교 발전을 위해 쏟아부었는데,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남성학원 이사장을 맡은 게 후회스럽지 않나요.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사장이 왜 이렇게 당해야만 합니까? (교육감이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면서 나한테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이사장이 뭘 잘못했어요? 정말 황당할 뿐입니다. 이게 대한민국이오? 결국 학생과 학부형만 손해보는 거요. 내 동문들에게 미안하고요. 왜 남성고만 갖고 그러는 거요?”

김승환 교육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요. “조직 속에서 수장은 지위가 올라갈수록 운신하기가 좁은 법이오. 이건 여기에 걸리고, 저건 저기에 걸려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말이오. 그런데 정말 황당해요. (그 사람은) 전부 자기 것인 줄 알아요.”

손 이사장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의 남성학원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남성학원은 동문이 학교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다. 중고등학교 재단이사장의 역할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남성중고 동문인 그는 1989년부터 재단을 맡아왔다. 둘째, 한 캠퍼스에 남녀중고 4개가 있는 학교는 전국에 남성학원밖에 없다. 셋째, 전교조 교사가 있지만 재단에 아주 협조적이다. 그만큼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학교 발전을 염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촌놈도 머리가 좋으면 클 수 있어야 하는 게 교육이오. 돈 있는 놈만 클 수 있으면 그게 교육이요?”라고 반문하며 “교육은 권력이나 돈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이 재단을 맡은 이후 남성학원의 주요 성적표를 보자. 남성고, 2009년 전국에서 수능성적 1위. 남성고, 서울대 진학 호남권 학교 중 1위. 남성여고, 1992년 골든벨 1위 등. 

“조선일보 기사가 나가고 나서 학교 친구들이 전화를 해왔어요. 고향이 황해도 연백인 거 처음 알았다고 말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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