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 풍동초등학교, 오전 7시 운동장을 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이른 아침 운동에 꾀가 날만도 한데 하나같이 싱글벙글이다. 이종창 교사는 "아침 일찍 상쾌한 공기를 맡으며 운동을 하다 보면 두뇌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운동 초기,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도 있었지만 스트레칭 위주로 하기 때문에 아침잠도 줄고 수업에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져 이제는 찬성하는 학부모가 훨씬 많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간단한 스트레칭과 축구, 순발력을 기르는 뜀뛰기 등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 교사의 말이다.
"처음 몇 주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환경에 적응하기 때문에 1~2주 후부터는 거뜬하게 등교하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혈액이 뇌로 원활하게 공급돼 학습 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풍동초 6학년 임지민(12)군은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면 하루가 활기차다. 예전에는 지각도 많이 했고 1교시 수업은 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기도 쉽고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다. 수업이 없는 날은 아빠와 아침축구라도 꼭 하고 등교한다"고 말했다.
4학년 김정민(10)양 역시 "운동을 하면서 짜증도 줄고 성격도 더 활발해 졌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 수업 시간에 집중도 더 잘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경기도 양주시 상패초등학교는 매일 아침 전교생이 함께 30분간 '0교시 건강생활습관형성 체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성북초등학교 역시 '아침달리기'를 실시해 학생들의 체력과 집중력을 관리하는 등 점차 아침운동을 생활화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도 일찍이 운동과 학습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교생의 체력과 학습력을 유지, 관리하고 있다. 민사고 졸업생 김진호(22)씨는 "민사고에서는 고강도 체육을 한다.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뛰는 것이다. 그렇게 뛰고 나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집중할 수 있고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다. 졸업 후에도 시험을 준비할 때면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농구를 하거나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6학년 아들을 둔 김미정(서울 상계동)씨는 "아이가 체육시간이나 운동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인다. 조금만 걸어도 숨차하고 부담스러워한다. 아침부터 운동하면 좋다는 건 알겠지만 무리가 될 것 같아서 망설여진다. 학교에서 한다면 전교생이 참여해야 하니 따라는 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가정에서 아침부터 운동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학부모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체력이 학습력 지지한다
0교시 체육수업은 2005년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센트럴고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됐다. 체육교사인 필 롤러는 학생들의 체력이 날로 나빠지는 것에 의문을 품고 체육시간 학생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실질적인 움직임의 시간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몇 가지 실험을 했다. 매일 아침 정규수업 전에 심장박동 측정기를 단 채 운동장을 1.6km 정도 달리게 한 것. 이후 체육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전혀 받지 않은 학생들보다 읽기 능력이 17% 향상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덕분에 네이퍼빌 센트럴고교 학생들은 세계 학생들이 참가하는 학업성취도평가 팀스(TIMSS)에서 과학 1등, 수학 6등을 기록하는 등 체육활동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부분을 입증한 케이스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