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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작가의 맛 이야기] 효녀를 깨운 씀바귀(하)

2010/08/22 00:02:08

“명심하겠어요.”

딸은 의원에게 약 보따리를 받아들고 약방 문을 나섰습니다.

하루에 서른여섯 번씩, 열흘 동안 계속 약을 달이려면 단 하루도 잠들지 말아야 합니다. 열흘 밤을 꼬박 새워야 하는 것입니다.

딸은 집으로 돌아와 약을 달이며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어머니를 살리는 일이야. 도중에 잠이 들어서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할 수 없어.’

딸은 졸음이 쏟아지면 허벅지를 꼬집으며 견뎠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잠들지 않고 꼬박꼬박 약을 달여 어머니께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을 넘기면서 딸은 더는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허벅지를 꼬집어도 눈이 저절로 감기고, 잠이 홍수처럼 몰려오는 것이었습니다.

8일째 되는 날, 딸은 약을 달이다가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벼락 치는 고함이 들렸습니다.

“얘야, 잠들면 안 돼! 졸리면 이 나물을 씹어라!”

딸은 고함에 놀라 잠이 깼습니다. 자기 손을 보니 씀바귀가 쥐여 있었습니다.

딸은 씀바귀를 입에 넣고 씹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잠이 싹 달아나고 정신이 들었습니다. 씀바귀의 쓴맛이 졸음을 앗아간 것입니다.

이때부터 딸은 잠이 몰려오면 씀바귀를 질겅질겅 씹었습니다. 그렇게 잠을 쫓아 남은 이틀 동안 약을 달여 어머니께 먹였습니다.

딸의 정성에 하늘이 감동한 것일까요. 아니면 열흘 동안 꼬박꼬박 약을 달여 드려 약효가 나타난 것일까요. 어머니는 열병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게다가 허리병까지 나아 건강한 몸이 됐습니다.

“애썼다. 네가 나를 살렸구나.”

“어머니!”

어머니와 딸은 서로 부둥켜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씀바귀는 ‘효녀를 깨운 나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답니다.

봄나물 대표주자 '씀바귀'…첫맛 쓰지만 뒷맛은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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