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30 09:59:48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때를 놓쳐 늦게 배우게 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서둘러서 연령에 맞지 않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핀란드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 살 아이가 한글을 깨우치지만 핀란드의 세 살은 셋까지만 세면 된다.
이런 이유로 핀란드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읽기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 많지 않다. 읽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교에서 정식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이렇게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국민의 문맹률은 0%로 전세계 최저다. 이 수치야말로 ‘때에 맞춰 가르친다’는 핀란드 교육법이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핀란드에서는 음악 교육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6~7살 이하의 아이들은 실제로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법을 배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 동네마다 많이 개설돼 있는 유아 음악 교실은 악기 연주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즐겁게 노는 곳이다. 선생님이 연주하는 곡을 들으며 아이들은 춤을 추거나 연상되는 그림을 그린다. 음악 교실에서 몇 년간 음악과 자연스럽게 친해진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악기 레슨을 받게 된다.
놀이 외에도 핀란드 유치원에서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의 생활태도다. 선생님 말씀을 얼마나 경청하고 따르는지,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굴지 않는지, 공동생활에 필요한 태도 형성과 더불어 독립성 형성(혼자서 옷을 입고 혼자서 화장실에 가는 연습 등)이 유치원 학습 목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 유치원에서는 두 살짜리 아이도 웬만해서는 옷을 입혀주지 않는다. 아이가 옷과 씨름하는 동안 선생님은 옆에서 인내심 있게 아이가 옷을 다 입을 때까지 기다리며 아이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준다.
유치원 학비, 부모 소득에 따라 달라
핀란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도 모자라 ‘태아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대변되는 사회복지 선진국이다. 이곳에서 유치원은 예상과 달리 무료가 아니다. 특이한 것은 유치원 수업료가 아이 부모의 소득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소득이 낮은 부모는 수업료를 내지 않으며 소득이 높으면 수업료를 남보다 많이 내야 한다. 핀란드 정부는 소득 불균형 해소의 한 방식으로 유치원 수업료 차등제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