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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논술] 민중의 합리적인 평등에 기여했던 통일제국의 법전

2010/07/01 03:10:05


정의의 실현과 법치주의 이상을 펼친 함무라비 왕

메소포타미아를 처음 통일한 사르곤 왕은 강한 무력으로 가혹하게 나라를 통치했다. 사르곤 왕 생전에도 반란이 끊이지 않았고, 통일제국은 그가 죽은 후 2대도 채 이어지지 못했다. 사르곤 왕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았던 함무라비 왕은 통일을 이루고, 철권통치보다는 제도의 정비와 사상적 통일을 중시했다. 함무라비 왕은 중앙집권정치를 시행하며 세금과 병역 제도를 정비했다.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경제적·군사적 기반을 확립하고, 공정하고 관대한 세금과 부역제도를 마련했다. 효율적이고 조직적인 행정을 펼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다. 언어의 통일도 꾀하여 바빌론에서 사용하던 아카드어를 국어로 삼았다. 또한 태양신을 중심으로 여러 신을 섬기며, 신의 뜻에 따라 국가를 바로 세우는 종교 체제를 마련했다.

넓은 통일제국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를 왕이 직접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함무라비 왕은 제국 각지에 지방법정을 세워 왕을 대신해 판결할 사법관을 파견했다. 그에 따라 제국 어디서나 왕이 직접 재판하는 것과 같게끔 판결 기준으로 삼을 만한 법전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함무라비 법전'이 탄생했다.


◆함무라비 법전, 약자 배려한 인도주의적 법전으로 평가

"아누 신과 벨 신께서 나 함무라비를, 신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지엄한 군주로 임명하셨다. 그리고 이 땅을 정의로 다스리게 하셨다. 사악한 자와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없애도록,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사마시 신과 같이 높은 곳에서 민중을 내려다보며, 온 세상에 빛을 비치리라. 인류를 복되게 하리라."

위와 같은 서문으로 시작하는 함무라비 법전은 총 282조로 이뤄졌으며, 이중 246개만 지금 확인하고 읽을 수 있다. 32개 조가 사형을 규정하며, 그 외에도 손을 자르거나 귀를 도려내는 등 잔혹한 벌칙이 많다. 신체형과 벌금형의 엄격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신분 계급에 따라 일방적인 차별이 많았던 이전의 법 조항에 비해 어느 정도 양쪽의 입장을 절충했다. 약자가 일방적으로 불리했던 처벌에 대한 원칙을 세웠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인도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함무라비 법전은 1901년 프랑스 고고학자 드모르강이 발견해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BC 1760년경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전체 높이가 2m를 넘는 견고한 석판에 새겨졌다. 석판 윗부분에는 태양신 사마시와 함무라비 왕이 부조돼 있다. 태양신은 발아래에 저울을 딛고, 산을 표시하는 문양의 의자에 앉아 신성한 권력을 상징하는 홀을 든 오른손을 뻗고 있다. 함무라비 왕은 오른손을 가슴에 올려 기도하는 경건한 자세로 부조됐다. 이는 신으로부터 법전에 대한 영감을 받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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