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8 09:49:58
● 엄마, 저 주세요
닭과 병아리들은 모두 아래쪽에 있어서 안정감이 느껴져. 따뜻하고 넉넉한 엄마의 정을 나타내려면 이런 구도가 딱 맞지.
먼저 병아리부터 세어 볼게. 열네 마리가 다들 아주 귀엽게 생겼어. 이 녀석들 하는 짓 좀 봐. 정말 가지가지야. 음, 역시 먹이 앞에 가장 많이 모였군. 먹이가 어디 있느냐고? 암탉의 입을 봐. 작은 벌 한 마리를 물었잖아. 꽃에 앉았다가 암탉에게 재수 없게 잡힌 벌이지.
벌 주위로 모여든 병아리는 모두 여섯 마리야. 동그랗게 둘러서서 암탉 주둥이만 뚫어지게 쳐다보네. 눈도 개구리 알처럼 동그래.‘엄마가 누구부터 줄까?’ 하고 기다리는 모습이 정말 천진스럽지. 병아리 색깔도 좀 봐. 오른쪽부터 진한 색, 옅은 색, 진한 색, 옅은 색으로 계속 변화를 주었어. 그래야 그림이 단조롭지 않거든.
●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암탉의 배 밑을 좀 봐. 병아리가 세 마리나 숨었어. 어, 재미있는 녀석이 있네. 눈치 챘니? 그래, 가운데 있는 병아리야. 배도 부르고 햇살도 따뜻하니 눈을 감고 조는 중이야. 아니, 혹시 어디가 아픈지도 몰라. 병든 닭도 저렇게 깜빡깜빡 졸거든.
깨진 접시 위에는 병아리가 두 마리 있어. 왼쪽 병아리는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을 쳐다보고, 오른쪽 병아리는 막 입을 대네. 서로 반대되는 동작으로 균형을 맞추었지. 둘 다 하늘을 쳐다보거나 땅을 봤어 봐. 아무래도 그림이 단조롭지 않겠니.
그림 오른쪽에 있는 이상한 바위를 보면 양반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양반들은 저런 돌로 뜰을 장식하곤 했지. 하지만 돌은 대충 그렸어. 덕분에 암탉의 정교한 모습이 더욱 두드러져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