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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이 깔린 30일 저녁에도
서울 혜화동 서울과학고 3층 물리강의실에서는 2학년 9명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물리학 박사인 김성준(40) 교사의 양자론 강의를 들었다. 학생들은 김 교사가 칠판에 적어놓은 증명 문제 4개 가운데 2개를 금세 풀어냈다.
서울과학고는 2008년 과학고에서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했다. 과학고 시절에는 지정된 교과서로 수업해야 했지만, 영재학교로 전환한 뒤로는 교육과정을 교장 자율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학생들 요구에 맞춰 교과과정을 편성할 수도 있고 교사들이 학생들 요구를 반영해 교재도 만든다. 교사가 개설할 수 있는 강의를 제시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반대로 학생들이 스스로 수강생을 모아 교사에게 과목 개설을 요청하기도 한다. 대학생보다 더 적극적이다.
이 학교 교사 69명 전원이 석사학위 이상이고, 이 중 14명은 박사학위 소지자다. 하지만 교사들도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김성준 교사는 "교사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학생들은 '왜 그러냐'고 따지기 일쑤"라며 "일주일 내내 수업준비하느라 쉴 틈이 없다"고 했다.
서울과학고는 공립학교이지만 전 교원이 1년 계약직이다. 매년 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들이 교원평가를 시행해 점수가 떨어지는 교사는 다른 학교로 옮겨야 한다. 박희송(61) 교장은 "3월초 첫 직원 조회 때 교사들에게 '수업 평가가 떨어지는 교사는 후배 교사들에 양보해달라'고 말했다"며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학생과 교사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