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9 22:33:06
조 서방은 사람들을 시켜 곱단이가 밥을 안 먹고 산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냈습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김 부자도 이 소문을 들었습니다.
‘뭐라고? 내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조 서방의 딸이 밥을 안 먹는다고?’
김 부자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환갑이 가까워서야 자신이 찾던 여자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김 부자는 곧바로 청혼하고 혼례를 올려 곱단이를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김 부자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내 아내가 정말 밥을 안 먹을까? 혹시 내 눈을 피해 몰래 밥을 먹는 게 아닐까?’
김 부자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 부자는 궁리 끝에 하녀를 시켜 아내를 감시했습니다. 아내와 같은 방을 쓰게 하여, 아내가 밥을 먹는지 안 먹는지 자기한테 보고하게 한 것입니다.
아내는 하녀를 친동생처럼 잘 대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하녀는 김 부자의 아내를 좋아하게 되어, 밥을 먹는 걸 보고도 거짓으로 보고했습니다.
“마님이 밥을 전혀 드시지 않는데요.”
“그래? 혹시 네가 없을 때 밥을 먹을지 모르니, 되도록이면 자리를 뜨지 말고 감시해라.”
아내는 남편이 하녀를 시켜 자기를 감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답답하고 미련한 양반이야. 사람이 밥을 안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나? 어떻게 해야 그 양반이 정신을 차릴까?’
아내는 혼자 고민하다가 하녀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오늘부터 주인 나리께 거짓 보고하지 마라. 내가 밥을 먹는다고 그대로 말씀드려.”
“마님, 그럴 수 없습니다. 사실대로 보고했다가는 주인 나리께서 마님을 이 집에서 쫓아내려 하실 겁니다.”
“걱정할 것 없다. 나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까. 너는 지금 바로 주인 나리께 달려가 내가 부엌에서 밥을 먹는다고 보고하렴. 그리고는 ‘나리께서는 굴뚝을 통해 아궁이로 내려가 부엌에서 마님이 밥을 드시는 걸 훔쳐보세요’라고 말씀드리란 말이야.”
“알겠어요, 마님.” 〈하편에 계속〉
우리 민족의 기본 주식 '밥'의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