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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쓰기·듣기 중심에서 소통하는 영어로…

2010/03/08 05:47:34

 ◆지필고사 중심 공부에서 실용 영어 중심으로변화

대한민국이 영어 말하기 공부 삼매경에 푹 빠졌다. 그동안 성인들이 취직, 자기 계발 등의 목적으로 영어 말하기 학습에 열을 올렸다면, 이제는 초·중·고등학생들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영어 교육기관에서는 초·중·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영어 말하기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았고, 말하기 수업을 들으려는 수강생도 눈에 띄게 늘었다.

YBM 잉글루의 경우 작년 2분기(4~6월) 대비 3분기(7~9월) 수강생이 121% 증가했고, 3분기 대비 4분기(10~12월)에는 147%나 수강생이 증가했다. 외대부속어학원(분당 직영점 기준)은 학부모와 학생의 요청으로 지난 11월에 처음 개설한 말하기 특강 수업의 수강생이 석 달 만에 3.4배 늘었다. 왜 학생들이 영어 말하기 학습에 눈을 돌리는 것일까. 영어 교육 전문가들은 하나같이“실용 영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필고사를 잘 보기 위한 읽기·쓰기·듣기 중심 학습법의 한계를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철 YBM 잉글루 교육연구소 부장은“영어를 잘한다는 의미가‘시험 점수
가 좋다’에서‘의사 소통이 가능하다’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학력고사·수능·토익 등 지필고사를 잘 치르기 위해 배웠던 영어로는 말 한마디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실용 영어’를 강조하고 국내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토익 스피킹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발표도 영어 말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글로벌 리더의 조건인 영어 구사능력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도 영어 말하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김윤영 외대부속어학원 부원장은“국제 외교, 수·출입, 비즈니스 등 주변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영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의미하게 됐다. 해외여행, 유학 등으로 영어권 나라와의 거리가 좁아졌다는 점도 영어 말하기의 중요성이 부각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영어 말하기는 영어 동화책을 소리 내 읽는 것 에서부터 시작”

영어 말하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어떻게 하면 자유자재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무작정 원어민이 가르치는 회화반에 등록하거나 해외 어학 연수를 떠난다고 해서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그동안 영어 말하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교육방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과거의 영어교육은 문법과 용례를 암기하고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영어를 언어가 아닌 학습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영어 부담감이 가중됐다. 윤경림 정철연구소 부실장은“언어의 본질은 서로 생각과 의견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의사 소통이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그본질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다”고 했다. “문법을 위한 문법이 아닌 의사 소통을 위한 문법 학습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말하기의 정확성을 키우는 것이죠. 우리가 모국어를 배울 때 엄마·아빠와 같이 간단한 단어를 먼저 말하고, 두세 개의 단어를 연결해 짧은 문장을 완성하는 것처럼 영어도 똑같이 접근해야 합니다.” 박진영 파고다 주니어 운영지원 팀장은“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Listen and Repeat(먼저 듣고 따라하라)’‘Read out loud(소리내 읽어라)’‘Expose to English Environment(영어를 말하는 환경을 조성하라)’‘Learn
the Culture(문화를 익혀라)’의 법칙을 잊지 말것”을 당부했다.

영어 말하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에만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해이다. 김윤영 부원장은“초·중등생을 대상으로 레벨 테스트를 해보면 외국에 나간 경험 없이도 말하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의 경우열이면 열, 수준에 맞는 리딩책을 꾸준히 접하고 있다”며 다양한 영어 도서를 접하는 것이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읽고 난 느낌과 줄거리, 주요 사건을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질문이다. 부모는 영어로 질문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 있지만, 반드시 영어로 질문할 필요는 없다. 아이에게 말을 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이정철 부장은“우리나라 학생들은 쓰기·듣기에 강하다. 쓰기와 듣기에 강한 학생들이 말하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는다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영어 말하기 능력이 월등하게 향상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학원을 보낼지 고민하기 보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 따라 적절한 영어 도서를 권하고 학년이 높아지면 문법을 공부하면서 말하기의 틀을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맞는 영어 교육 로드맵을 짜두고, 그에 따라 자녀를 지도한다면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영어 말하기 능력이 뛰어난 아이로 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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