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한 순간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대는 이미 한껏 부풀어 있었다. 37개국에서 온 110명의 학생들, 97% 이상이 외국인 학생이 차지하는 캠퍼스에서 국제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개강 직전 신입생들을 위한 크루즈 여행 또한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학생과 가족들 그리고 학교 임직원들이 함께 로테르담 마스강을 건너는 유람선을 타고 새로운 MBA 생활의 순항을 기원했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자 험난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처음 접하는 교과목들로 인해 힘든 것도 문제였지만, 다양한 액센트의 영어를 구사하는 학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대부분의 교과과정이 팀 활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우들과 만날 기회도 많고 교우관계가 무척 중요하다. 그나마 네덜란드의 약 1400여 개의 고등교육 정규과정이 네덜란드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고생을 덜 수 있었다.
대부분의 교과 과정이 팀 활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과제 및 발표, 시험까지도 팀 별로 이루어진다. 첫 학기 과목 중에 관리회계 시험은 24시간 내에 팀원끼리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탈리아, 터키, 인도, 대만에서 온 팀원들과 20시간 동안 붙어서 시험을 보고 새벽 6시에 집으로 돌아왔던 경험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