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 필수과목인 경영학 입문(Introduction to Management) 시간이 떠오른다. 첫 튜터리얼 시간에 조를 짜주고 그 조원들에게 주제를 부여하고 정해진 날짜에 발표를 해야 했다. 또한, 개개인에게 경영학과 관련된 조별 과제와 다른 주제를 부여하고 그 주제에 맞는 논문을 찾아서 그 논문을 분석해야 하는 과목이었다. 그래도 이 과제들은 학기 시작 때 부여를 하기 때문에 시간 관리만 잘 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는 논문을 찾아도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었고, A4용지 20장 정도의 내용을 읽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려 예상했던 점수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얻어서 정말 눈물 나게 기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들이 기말고사 보다는 쉽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기말고사를 생각하면 정말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지끈지끈 거린다. 보통 기말고사는 보통 전체성적 중 50~70%정도를 차지한다. 정말 이 기말고사 하나로 한 과목이 통과냐 아니면 과락이냐가 결정되는데, 그 양이 상상을 초월하며, 그 난이도는 정말 겁이 날 정도이다.
하지만 우둔한 성격의 나는 배웠던 렉처노트를 몽땅 외어서 시험을 치렀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약간은 아니 많이 위험했던 방법이지만 결과적으론 높은 점수를 얻어서 다행이었던 과목이다. 정말 지금도 내 기억에는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약간은 늦은 나이에 유학길에 올랐기에, 부모님께 학비만 제공해 달라고 하고 유학을 시작했다. 브리즈번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구해서 생활비를 벌었고, 지금도 여전히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몸은 조금 고단하지만,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조금씩 성숙해져 가는 내 자신을 발견했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나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브리즈번 공항에서 5개월간 매일같이 했던 사무실 청소나, 영어, 수학 과외를 하면서 좋은 인연이 생기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실 유학 길에 오르기 전에 생각했던것과는 조금 상이한 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많은 것을 얻었으며, 앞으로도 더 배울 준비가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