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이 다양한 미술사를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전공 필수 과목이 존재하지 않아 듣고 싶은 과목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죠. 1·2학년 때는 전반적인 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개론 연구를 중심으로 학습하고 3학년 때는 원하는 전공에 세부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서양ㆍ동아시아 미술사 등 전통적인 과목뿐 아니라 현대미술과 시각문화, 사진학, 전시기획론 등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과목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죠."
수업은 시각 자료를 100% 활용해 진행한다. 사진과 비디오 등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해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신준형 교수는 "시각 자료를 보지 않고는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매 시간마다 시각 자료를 바탕으로 강의하다 보니,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큐레이터가 꿈인 2학년 선화연씨는 미술 전공을 희망하다 미술사학과를 접했다. 그녀는 "책만 들여다보는 지루한 수업을 찾기 어렵다. 사진과 영상을 접목한 수업에 흥미가 생겨, 수업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현장 답사도 빠지지 않는다. 한 과목당 20% 이상이 답사 수업으로 짜여 있을 정도로 현장 교육을 중요시한다. 대학에 재학하는 4년 동안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울 근교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은 물론, 연례행사로 진행되는 춘·추계 현장 답사 때는 우리나라와 세계 방방곡곡을 누빈다. 잦은 현장 답사로 사제지간의 정도 남다르다. 3학년 김시빈씨는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교수님들로부터 강의를 듣고 싶어 학교를 선택했다. 현장 답사 때마다 교수님들의 해박한 지식을 전달받는 느낌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윤용이 교수의 말이다.
"학생들과 함께 답사를 나가면, 직접 미술품을 그려보게 하고 해설은 물론 토론까지 하게끔 합니다. 수시로 답사를 나가다 보니, 한 학기에 미술품 100여점 이상을 접할 수 있죠. 이론과 현장을 접목시킨 커리큘럼 덕분에 우리 학교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관련 분야에서 인기가 많답니다."
미술사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청, 연구기관 등에서 활동한다. 또 다른 학문과 연계시켜 전시 기획자, 작가, 미술 전문 기자, 미술 전문 변호사 등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지은 교수는 "요즘 큐레이터가 되길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졸업 후에 재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우리 학과생들은 수업을 통해 트레이닝된,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준비된 인재"라며 학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 2006년에 학생들이 직접 기획, 섭외, 스폰서 모집을 도맡아 '미세스 사이공'전을 열었습니다.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 사진, 그림 등으로 엮은 거죠. 당시 각종 언론에 보도될 만큼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