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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이츠'는 그들이 가장 최근에 선보인 작품으로 높이 4.87m, 폭 1.68~5.48m의 기둥과 커튼으로 이뤄진 문 7500개를 공원 산책로를 따라 설치한 작품이다. 총 2100만 달러(한화 약 25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자연환경과 기존 건축물을 이용하는 대지미술의 특성(장소 특정적 미술)에 따라 '더 게이츠'는 뉴욕시민은 물론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
크리스토와 쟌 클로드 부부는 1979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1981년 뉴욕시 공원국의 거부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 2003년 1월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최종 허가를 받아내 26년 만에 완성했다.
뉴욕시는 당초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과 철새 등 자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허가를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기둥 갯수를 당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이고 사람과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를 정한다는 조건하에 실행에 옮기게 됐다.
작품의 공개시기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절인 가을이 아닌 겨울로 바꾸고 친환경소재의 커튼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더 게이츠'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낙엽으로 황량했던 한겨울의 센트럴 파크를 오렌지 빛으로 물들였다. 이 작품에 들어간 제작비 전액은 크리스토와 쟌 클로드 부부의 드로잉과 석판화, 사진작품 등을 팔아 조달했다. 이후 수익금도 뉴욕 환경 단체의 기금으로 쓰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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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공을 거둔 최고의 공공예술 프로젝트이 작품이 전시된 2005년 2월 12일부터 27일까지 16일간 400만 명의 관광객들이 뉴욕을 다녀갔고 2억54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일년 중 뉴욕을 찾는 관광객 수가 가장 적은 2월임에도 해외 관광객만 30만 명이 다녀갔다. 덕분에 맨해튼의 호텔예약은 성수기와 다름없는 호황을 누렸다. 뉴욕시는 이 작품제작에 단 1달러도 지원하지 않았지만 뉴욕시 전역과 센트럴 파크에서 각종 행사를 벌여 엄청난 관광수익을 얻어 갔다.
처음 이 작품은 센트럴 파크의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해가 될 수 있다는 환경론자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국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과 공간적 체험을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맨해튼에 빽빽이 들어선 고층 건물 안에서 오렌지 빛으로 물든 센트럴 파크를 내려다본 뉴욕시민들은 "마치 2주간의 또 다른 크리스마스 같았다"며 성공적으로 끝난 이번 행사를 자축했다.
보름간 이 프로젝트에 쓰인 수천 톤의 철제와 플라스틱은 재활용되고 행사로 얻어진 수익금 역시 환경단체기금으로 쓰이는 등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을 최소화한 '더 게이츠'는 뉴욕시 역사상 최대성공을 거둔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