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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놀이 공원은 프로이트, 융, 스키너, 에릭슨 등 저명한 심리학자들이 설계했습니다. 이들은 별다른 심리학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흥미로운 비유와 상징으로 각 체험관을 만들었습니다. 안과 밖이 만나 하나의 길이 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각 체험관마다 신기한 자아 발견의 모험이 새롭게 시작됩니다."(책머리, 자아 놀이 공원 안내도)
실제로 저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트리나 폴러스, 벌허스 스키너, 칼 융 등 세계적인 심리학자와 작가, 과학자, 예술가를 등장시킨다. 또 자아에 관해 탐구하고 표현했던 지성들의 말과 비유를 그대로 살렸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을 설명할 때 널리 쓰이는 빙하의 비유에서 '프로이트의 빙하 놀이관'을, 비행접시에 관해 쓴 융의 논문에서 '융의 미확인 비행 물체 전시관'을 고안해 제시하는 식이다. 책 뒷머리에 저자가 참고하고 활용한 자료들이 대목별로 알차게 소개돼 있다. 글쓰기란 늘 이렇게 읽는 데서 시작한다.
저자는 어렸을 때 학교공부는 뒷전이었지만, 교실 뒤에 놓여 있던 학급문고는 꼭 읽었다고 한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게 된 것도 모두 독서의 영향이다. 작가로서 소설 형식을 취하고 전공자로서 심리학 공부 내용을 담아낸 성과가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자신이 대입에 실패한 뒤에 겪은 개인사의 아픔을 털어놓는다. 애초에 원하던 대학을 못 갔다는 자책감이 우울함으로, 이내 길고 긴 방황으로, 마침내 자신을 방치하는 식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단다.
그런데 토리 히긴스(Tori Higgins)의 '자기 차이 이론'을 접하면서, 즉 자신은 실제 무엇이라는 '실제적 자기',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의무적 자기',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는 '이상적 자기'라는 세 종류의 자기 개념에서 자기를 바라보면서 비로소 자신을 바꿀 수 있었다고 돌이켜 본다.
좀더 일찍 심리학을 알았더라면, 좀더 강력하게 자기 정체성을 청소년기부터 가졌더라면, 자아 정체성이 무엇인지 따뜻하게 안내해주는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러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저자는 이 책을 썼다. 심리학을 공부하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과 의식, 자아를 성찰하고 새로운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