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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작가의 서울 이야기] 의좋은 채씨 형제 동네 돈의동(하)

2009/12/03 09:50:46

감사가 이렇게 말하자 채제민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감사님, 제가 감사님과 성과 항렬이 같아서 장인께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감사님이 제 사촌 형님이시라고요. 이 죄인을 죽여 주십시오.”

사연을 들은 감사는 채제민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큰 죄라고 죽여 달라는 거냐. 내가 네 사촌 형님이 되면 해결될 일을…. 나는 객지에서 동생이 하나 생겨서 좋고, 너는 형님을 얻어서 좋은 일 아니냐.”

감사는 채제민을 안방으로 데려갔습니다.

“부인, 내 사촌 동생 제민이오. 인사하시오. 얘들아, 너희의 숙부님이다. 인사드려라.”

그리고는 채제민에게 말했습니다.

“제민아, 장인어른을 모셔 오너라.”

채제민이 장인을 모시고 관아를 찾아가자, 감사는 버선발로 뛰쳐나와 인사를 했습니다.

“사돈어른, 어서 오십시오. 이 아이가 오래전에 집을 나가 생사를 몰라 걱정했는데 이렇게 사돈어른께서 사위로 삼아 돌봐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는 채제민의 장인을 위해 잔치를 베풀어 주었고, 체제민은 덕분에 평양에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채제민은 채제공이 감사의 임무를 끝내고 서울로 발령받아 갈 때 그를 따라 서울로 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돈의동에 위채 아래채를 짓고는, 위채는 채제공이 쓰고 자기는 아래채에서 살았습니다. 채제공과 채제민은 얼마나 의리가 두텁고 친하게 지냈는지, 사람들은 두 사람이 사는 마을을 ‘돈의동’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끝〉


아들이 없어 사위와 함께 사는 '데릴사위' 풍속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사위를 딸과 함께 집에 데리고 사는 데릴사위 풍속이 있었다. 아들이 없이 딸만 둔 부모가 딸을 시집으로 보내지 않고 데릴사위를 들여 같이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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