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4 09:52:49
-우리나라 로봇기술 수준이 세계적으로 상당하지요?
“사실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번 세계학회만 해도 100여편의 전체 논문 중 유럽이 50%, 일본이 30%, 미국이 20% 정도를 발표했어요. 우리나라 논문은 겨우 2개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유럽 같은 기술선진국에선 휴머노이드 부문에 대한 연구가 우리보다 늦었을 뿐, 최근 들어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우리의 휴머노이드로봇 기술이 그들에게 따라잡힐 수도 있겠네요.
“미국이나 유럽은 산업·의료·군사로봇 등에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렇게 본다면, 휴보2 개발의 의미는 매우 크겠습니다.
“2004년 개발한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로봇 ‘휴보’는 걷고 층계를 올라가는 등 기본적인 휴머노이드 형태만을 갖췄었어요. 이에 비해 휴보2는 몸무게가 20kg이나 가벼운 45kg에, 발동작은 3배, 다리는 2배 가량 빨리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졌죠.”
휴보2는 일본 혼다의 ‘아시모’(2004년), 도요타의 ‘파트너’(2009년 8월)에 이은 세계 3번째 ‘뛰는 로봇’이다. 시속 3.6km로, 아시모(6km)와 파트너(7km)보다는 느리지만, 휴머노이드 최초로 사람처럼 손목을 돌리고, 5개의 손가락으로 물건을 쥘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어떤 원리로 뛰게 되나요?
“우선 뛸 때 다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연구합니다. 그리곤 이 움직임이 반복될 때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방법을 찾지요. 다음엔 어느 정도의 강도로 차야 발이 앞으로 나가는지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합니다. 여기에 관성, 중력 등을 계산해 로봇이 쓰러지지 않고 달릴 수 있는 환경을 찾아가지요. 이번 개발의 핵심은 ‘빠르게, 가볍게, 강하게’였는데, 연구기간이 약 2년 반 정도 걸렸어요. 하지만 이건 우리팀만의 방법일뿐, ‘잘 뛰게 하는 방법’은 세계 어느 과학자들도 잘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