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80% ‘양육비 독박’…월평균 소득 245만원
이영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05.23 11:37

-작년 7~11월 한부모 3300명 설문조사 결과
-양육비 미지급 문제로 법적 조치 비율 증가
-근로자 월평균 임금보다 171만원 적게 받아

  • 한부모 가정 10명 중 8명은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45만원으로, 전체 가구 소득보다 171만원 적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11월 만 18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 33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80.7%는 양육비 미지급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도 받은 적 없다’는 답변은 72.1%, ‘과거에는 받았지만, 지급이 끊겼다’는 응답은 8.6%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법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육비를 못 받은 인원의 9.5%는 청구소송을 냈고, 10.5%는 변호사를 통한 이행확보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이처럼 법적인 해결방법을 택한 한부모들은 지난 2015년(청구소송 6.7%, 이행확보절차 5.9%) 대비 각각 2.8%, 4.6% 증가했다. 

    한부모들은 양육비 확보를 위한 제도로 ‘긴급지원 확대(44.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미이행자 처벌 강화(31.5%)와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역할 강화(23.6%)의 의견도 있었다. 

    경제활동의 어려움은 없을까. 응답자의 77.7%는 현재 근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취업률은 비교적 높았으나, 소규모 기업(1~4인 35.2%, 5~9인 22.5%) 재직과 낮은 근로소득(임시·일용직 33.7%) 등을 감안하면, 고용 안정성은 불안한 실태다. 실제 한부모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245.3만으로, 통계청이 조사한 전체 가구 평균 소득(416.9만원)과 비교할 때 171.6만이 적은 수준이다.

    이들의 경제적 상황은 전례 없는 감염병 상황으로 더 악화됐다. 응답자의 25.4%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득이 더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실직(5.2%), 무급휴가 3개월 이상 지속(2.2%)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중장기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아동양육비 지급대상을 중위소득 52%(2인가구 169만5244원) 이하보다 더욱 확대하고,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의 출국금지 요청 기준을 현행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 관계자는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의 자녀양육 부담을 경감하고, 고의적인 양육비 채무 불이행에 대한 이행 확보 수단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lyk12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