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고등학교 자퇴 비율 56% 넘어
이영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05.17 12:00

-작년 8개월간 9세~24세 3291명 조사 결과
-대부분 자퇴한 이후 검정고시·대입준비 계획
-여가부 "대입 기회 늘리고, 직업훈련 지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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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5명은 고등학생 때 자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대부분은 학교를 그만둔 이후 검정고시를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국 만 9세~24세 이하 학교 밖 청소년 329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응답자들의 56.9%는 고등학생 때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중학교(27.3%), 초등학교(15.8%) 순이다. 지난 2018년에 비해 고등학교 자퇴 비율은 3.6% 낮아졌지만, 초등학교·중학교 자퇴 비율은 각각 3.4%, 0.4% 증가했다.

    학교를 그만둔 이들 중 37.2%는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없다고 답했다. ▲학교 밖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9.6%) ▲심리·정신적으로 불안해서(23%) ▲학교 분위기와 맞지 않아서(17.2%)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들에게 학교를 그만둔 이후의 삶을 물었다. 검정고시를 준비한다는 의견이 58.3%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대입준비(22.7%), 아르바이트(22.1%), 직업훈련 교육(15.6%) 등의 답변을 내놨다.

    설문에 응답한 학교 밖 청소년은 ‘자퇴를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58.1%)’고 답했지만,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는 못했다. ‘자퇴 후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6.1%는 선입견·편견이 힘들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부모와 갈등(15.9%)을 겪거나, 혼자라는 불안함(14.3%)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이도 적지 않았다. 학교를 그만둔 이후 공모전 참여 제한(9.1%), 대학 진학 시 불이익(7.2%), 취업 제한(4.7%)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이번 설문을 토대로 학교 밖 청소년의 지원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생활기록부(학교생활기록부를 대체할 수 있는 대입서류) 적용대학을 기존 6개교에서 16개교로 늘려 대입 응시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불필요한 사전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청소년지원센터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권영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중·고등용 진로동기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직업훈련 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yk12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