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초등생 주 2회 자가 검사 후 등교?…학부모 ‘반발’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02.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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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아이들이 일주일에 2번이나 코를 찔려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

    9살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는 정부의 새로운 등교 방침에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등교 전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 키트)로 음성이 나와야 학교에 갈 수 있다는 방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씨는 “자가진단 키트의 정확성도 낮은데 아이들에게 계속 코를 찌르는 건 아동 학대”라며 “이럴 바엔 차라리 원격수업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3월 새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주 2회 등교 전 가정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온 뒤에만 등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감염에 취약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1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총 330만 명에게 자가진단 키트를 무상 배포하고 학생 1명당 1주에 2회씩 5주간 검사하는 방안을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원 대상은 유치원생 59만명과 초등학생 271만명 등 총 330만명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접 접촉자도 코로나 검사가 의무가 아닌데 왜 아무 증상 없는 아이들을 검사해야 하나” 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치원 및 초등생 자가진단 키트검사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지난 12일 올라와 이틀 만에 2만4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유치원과 초등생에 대한 자가진단검사 요구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행위로 보인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우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터무니 없고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기 초 시작이라는 혼란스러움에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까지 더해져 아이들은 충분히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돼 있다”며 “그런 아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자가진단 검사를 일주일에 2번씩 강행한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자기진단검사 키트 방법은 보건소 역학조사와 pcr검사의 예산절감의 차원에서 도입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는 국가의 미래이고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할 어린이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