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군 위문편지’ 논란 일파만파… ‘강요 금지’ 청원도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01.14 10:47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동의 2만명 넘어…답변 예정

  •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
    ▲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
    서울의 한 여고에서 작성된 군부대 위문편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위문편지 강요 문화를 폐지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위문편지 관련 청원글이 지난 12일부터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미성년자에게 위문편지를 강요하는 행위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이날 10시 기준 2만3600여명의 동의를 얻어 교육청 답변 요구 기준 충족했다. 

    교육청은 시민 1만명 또는 학생 1000명 이상 동의한 청원에 교육감이나 교육청 관계자가 30일 내에 직접 답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글을 올린 청원인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십년전에 없어진 위문편지 강요 문화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건 굉장히 구태적인 일이고 즉각 폐지돼야 할 일”이라며 “미성년자가 성인을 ‘위문’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위문편지 강요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문편지 내용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면서다. 최근 서울 한 여고에서 위문편지 쓰기 행사를 진행했는데, 일부 학생이 편지에 군장병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주장이었다. 

    해당 편지에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은 “군인에 대한 조롱”이라면서 “군인에 대한 예우 교육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해당 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또다른 학생은 SNS에 “학교에서 봉사시간을 빌미로 거의 강제적으로 쓰게 했다”, “원하는 학생만 쓰는 것이 아닌 모두가 쓰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온라인상에서는 조롱 위문편지를 작성한 학생을 비난하는 여론과 함께 학교가 봉사시간을 빌미로 학생들에게 위문편지 작성을 강요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충돌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여고 측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본교의 위문편지 쓰기 행사와 관련해 물의가 발생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해마다 이어져오는 행사로,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학교가 위문편지를 봉사활동과 연계한 점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향후 대책을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에서 현장 확인에 나섰다”며 “신상 공개돼 피해를 본 학생의 치료 등에 신경 쓰겠다”고 했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