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패스 연기에도…학부모 반대 “접종 강요는 변함없어”
이영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01.03 11:23

-청소년 방역패스 2월 → 3월 적용으로 연기
-일부 학부모 반발 이어지면서 시위까지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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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연기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일부 학부모는 여전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적용 시기가 연기됐을 뿐이지 사실상 접종 강요인 상태에는 변함없다는 이유에서다.

    청소년 방역패스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 확인서나 PCR(유전자 증폭)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시해야만 학원·스터디카페·도서관 등 다중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마련한 제도다. 당초 정부는 2월부터 적용할 것을 밝혔지만 이보다 한 달 뒤인 3월 1일로 조정했다.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는 현장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시기를 신학기에 맞춰 한 달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정부의 발표에도 학부모의 반응은 여전했다. 2년 동안 지속된 감염병 사태로 학습결손이 심각한 상황에서 학원·독서실 등의 시설 이용 제한은 학습의 기회마저 박탈한다는 의견이다. 중등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는 “중학생 이상부터 사교육이 많이지기 때문에 불안해도 맞혀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아이의 교육을 볼모로 강제 접종을 하는 것과 다른 게 무엇이냐”고 말했다.

    또 다른 중등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는 “접종으로 사망하거나 이상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생긴 만큼 철회를 해야 한다”며 “백신 효과에 대한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밀어붙이기만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청소년 방역패스를 철회하라는 시위도 벌어졌다. 지난 1일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회원들이 서울시 강남구와 종로구 일대에 모여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반대에 나선 것이다. 신민향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대표는 “무분별한 검사를 중단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올바른 방역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청소년 감염률은 여전히 위험 단계이기에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역상황이 안정되면 제도를 종료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에 나설 예정"이라며 "청소년 백신 부작용 우려가 큰 만큼 관계부처와 협의해 청소년 대상의 지원방안을 넓힐 방침”이라고 했다.

    lyk12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