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고교 선택의 해법 찾기
기사입력 2021.10.18 08:58
  • 고교정보블라인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고교선택이 얼마 남지 않은 중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고민은 여전해 보인다. 최근 2년간의 대입정책은 교육당국의 의도와는 다르게 혼선을 빚어왔다. 고교선택과 관련하여 교육부는 2025년 자사고의 일괄적인 일반고 전환을 천명하고 있다. 그런데 자사고 지정 혹은 유지와 관련한 행정소송에서 자사고 대부분이 교육부에 승소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일찌감치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일부 자사고도 있지만, 자사고 중 상당수는 행정소송을 하거나 또는 자사고 폐지 법령이 통과되면 헌법소원을 통해서라도 버틸 공산이 크다. 내년 고입을 앞둔 중3 학생들은 자사고 일괄폐지 예정년도와는 무관하지만, 유동성이 큰 대입정책으로 인해 혹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에도 여러 번 마음이 바뀐다고 하소연이다.

    고교선택, 나만의 우선순위를 정하자

    고교 선택을 앞두고 있는 중3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드리면, ‘우리 아이에 맞는 완벽한 학교는 없다.’라는 것이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라는 옛말을 떠올릴 수 있겠다. 먼저 고교 선택의 기준을 정할 때 ‘나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리적 여건을 따질 것인가. 즉 집에서 가깝고 등하교가 편리한 학교인가. 면학 분위기를 볼 것인가. 예를 들면 수능 중심의 정시에 몰입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은 곳인가. 학교 프로그램의 득을 볼 수 있는 곳인가. 예로 수학 또는 과학교과 프로그램이 내실화되어 고교정보 블라인드 시대에도 눈에 띄는 학교인가. 달리 말하면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에서 개별 학생마다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교육환경인가. 이외에도 낯을 가리고 대인관계가 서툰 우리 아이라면, 중학교 때 친구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고교가 최우선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 대입, 어떤 전형이 적합할까

    조금 더 세부적으로 따져보기로 하면, 우리 아이는 대학 진학 시 어떤 전형으로 가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도 상상해보는 것이 좋다. 교과전형인가, 종합전형인가, 아니면 수능으로 대학가는 정시전형인가. 상기 전형에서 논술전형을 별론으로 하는 이유는 고교 2학년 때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교과전형이 가장 유리한 아이라면, 즉 자신이 가진 최대의 무기가 성실성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원 리스트에 있는 고교의 학년별 학생수를 따져 보기를 권한다. 가능하면 학교에 문의해서 문과와 이과 학급수도 알아보는 것이 좋다.(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통합과정이라고 하지만, 결국 2학년 때 일반. 진로선택과목에 따라 문. 이 계열이 나뉜다. 선택과목의 수강생 수에 따라 내신 성적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내신고사의 난이도는 상대적인데, 특히 해당학교에서 어렵게 내는 과목이 있다면 그것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종합전형이 강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기준에서 학교를 선택할 수 있을까. (주: 이 지점에서 대부분의 중학생과 학부모들은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종합전형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거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조언으로는 답을 기준으로 역순으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종합전형에서 우수한 실적을 내는 학교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학생부 기록의 상대적 우수성, 수행평가의 적극적인 활용, 개성 있고 특화된 교내 프로그램, 학교 진학선생님들의 열정과 실력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이러한 여건이 지원할 고교에 갖추어져있는지를 모두 알아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답이라고 할 수 있는 수시 진학실적부터 역순으로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수능 중심의 정시전형인데, 주요 대학의 정시비율이 40%이상으로 조정된 상황이라 정시 대비를 강조하는 고교들이 늘고 있다. 수능은 무엇보다 각 개인의 실력을 객관화시켜 측정하는 것이라, 고교선택의 기준으로 둬야 하는지도 논쟁거리다. 하지만 여전히 수능과 관련해서는 자사고 또는 지역학군별로 정시에 강한 일반고가 인기다. 이들 고교는 내신고사의 난이도를 수능과 가깝게 내는 경우가 많아 수능 준비가 용이하고, 수능을 중요시 하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므로 긴장감 있는 면학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