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코로나19 특별장학금 '형식 수준'에 그쳐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10.06 10:27

-강득구 의원, 2021년 대학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지급현황 공개
-1인당 지급액 서정대 59원, 전북대 220원, 한양대 316원 등

  •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학교 시설도 이용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저희에게 지급된 특별지원장학금은 1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쥐꼬리 만한 액수를 돌려주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학 태도에 너무 화가 납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음에도 대다수 대학들이 형식적인 수준의 특별장학금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교육위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대학 코로나19 등록금반환 특별장학금 지급현황’에 따르면, 1인당 특별장학금 액수는 서정대 59원, 전북대 220원, 한양대 316원 등으로 조사됐다. 

    지급액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대로 22만 8348원이었고, 추계예술대 18만 1597원, 홍익대 11만 202원 순이었다. 

    많은 대학들이 장학금을 극소액으로 지급해 학생들이 체감할 만한 장학 혜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중 서정대는 학생 1명에게 총 36만 7000원을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했다. 학생 수(6197명)를 감안하면 1인당 평균 59원을 장학금 명목으로 돌려준 셈이다.

    교육부에 자료를 제출한 대학은 총 63개로 전체 대학의 20%가 되지 않는다. 이 점을 감안해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할 경우 특별장학금을 1만원 이하로 지급한 대학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은 지난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해 계획을 세우고 교육부가 이에 맞게 예산 지원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이런 계획을 교육부와 대학이 정한 바 없어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강득구 의원은 "한 개의 대학에서 학생 1인 당 지급한 금액이 수백원에 그치는 것을 과연 특별장학금이라고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올해 역시 높은 온라인 수업 비중과 온라인 수업의 질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를 슬쩍 넘어가려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비대면 수업 지침을 고수하면서 수업의 질 저하 등을 이유로 학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 7월 대학생 2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문제 및 2022 대선 인식 조사' 결과, '2학기 대면 개강을 해도 지난해 2학기와 올해 1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무려 89.5%에 달했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