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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자기소개서 자율문항은 대학별로 다양하다. 지원동기와 관련 노력(연세대, 성균관대 등)을 중심으로, 지원자의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는 사례(중앙대)를 요구하거나, 앞으로의 진로계획(카이스트) 등을 물어보기도 한다. 이번 호에는 서울대 자기소개서 자율 문항인 독서경험 사례와 쓰기 요령을 정리했다. 독서 문항은 올해부터 자수가 800자로 줄었다. 수험생 스스로 선정할 도서도 이전 세 권에서 두 권이다. 입학담당자는 지원자가 작성한 독서활동 내용을 통해서 독해력, 주제 포착력, 책에서 받은 감명을 내면화시키는 능력, 독서 분야, 관심 분야 등을 추론할 수 있다. 서울대를 준비하는 수험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지원전공과 관련한 책을 주로 선정하는 데, 선정도서 권수가 줄어듦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가속화될 전망이다.
독서경험 문항 작성에서 시작점은 ‘왜 그 책을 읽었는가’이다. 독서를 단순히 책 읽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활용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지표로 보기 때문이다. 아래 실제 사례들을 보면서 나만의 독서경험을 정리하고 서술해보자.
# 서울대 자율문항(독서경험)
고등학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 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2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 (800자 이내) - '선정 이유'는 각 도서별로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자 이내로 작성 - '선정 이유'는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할 것.
# 교내 활동에서 품은 의문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독서에서 자신의 진로에 대한 다짐으로
학교자치법정의 변호사로서 활동하며 법 현실과 해석의 차이를 알고 싶었고 변호사의 현장 이야기를 듣고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변호사로서의 안정된 길 대신 어려운 사람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헌신하는 변호사들을 보며 약자에 대한 배려가 사회를 긍정적 발전으로 이끄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 중 00반도체 백혈병 사건이 가슴 깊이 남습니다. 납이 든 솔더크림을 안전 수칙도 제공되지 않은 채 다루다 뇌종양에 걸렸으나 우리 사회의 현행법은 피해자에게 근무환경과 발병원인에 대한 의학적 사실 관계를 요구한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의사는 병을 치료하여 ‘살아있게’ 하는 것을 넘어서 병을 미리 예방하고 ‘살아가는’ 삶을 보장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의 부재로 고통 받는 직업병 피해자들을 보며 일반인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의학서적을 집필하고 사회 약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소통하는 의사의 길을 다짐하였습니다. (노동자의 변호사들/ 오준호 외)
# 독서에서 얻은 소통능력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이 관련활동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짐
최근에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과학자들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같이 노벨상을 수상한 크릭과 월킨스보다 왓슨이 더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중나선>이라는 책을 통해 대중이 접할 수 있는, 유전자과학의 통로를 열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DNA의 구조라는 생소한 주제를 대중이 알기 쉽게 전달하고, 구조를 밝히는 과정에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숨김없이 보여줌으로써 일반인들이 과학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고, 연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영향으로 평소 제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되었고 자연스레 학교 글쓰기 대회나 말하기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 00대회에 참여하여 과학 분야에 대해 자유주제발표를 하였던 일은 책을 통해 깨달은 소통의 중요성을 스스로 시도해 본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중나선 / 제임스 왓슨)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대입 자소서 서울대 자율문항 ‘독서경험’은 이렇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