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석의 건강칼럼] 어릴 적 천식, 여든까지 가지 않으려면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기사입력 2021.06.21 09:27
  • /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 /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얼마 전에 필자의 한의원에 80대 노부부가 찾아와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할아버지가 여섯 살 때 열이 심하게 나자 부모가 급한 마음에 아이를 눈밭에 굴렸는데, 그때부터 천식을 앓았다고. 나이를 먹으면서 천식은 점점 더 심해졌고 숨소리가 요란해서 다른 사람은 곁에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이는 결혼한 이후에도 이어졌는데, 필자에게 와서 청폐 치료를 받고 천식이 나았다는 것이다.천식은 대부분 어른의 병으로 알고 있지만, 이 할아버지처럼 어릴 때부터 앓을 수도 있으며 요즘은 그 추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9세 이하 소아 환자는 37만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28%에 달했다. 특히 9세 이하 소아 인구수가 416만여 명임을 고려하면 적어도 학급당 1~2명은 천식 환자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서 ‘아토피·천식 안심 학교’라는 말을 아는 독자라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일 확률이 높다. 이 제도는 아토피,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지닌 학생이 학교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 중심의 예방관리 프로그램이다. 각종 약제나 장비(천식 흡입기구) 등을 갖추며 학부모들에게 관련 교육도 한다. 미국의 학교에도 ‘천식 안심 학교’라 부르는 비슷한 제도가 있다. 이런 제도를 두게 된 데에는 본래 천식 발작이 일어날 때 구호의 긴급함 때문일 것이다. 천식이란 것이 기도가 좁아져서 숨쉬기가 어려운 것인데 이 증세가 갑자기 악화할 경우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천식은 병의 긴급함 때문에 이런 제도 등을 통해 긴급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학부모들에게 병의 증상과 대처를 알리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필자의 바람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갔으면 한다. 즉,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근본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학부모들에게 천식의 증상과 위험성에 대처하는 방법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아토피·비염·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병에 근본적으로 대처하는 법을 알려야 한다. 그것은 바로 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며 그 요체는 폐라고 해서 다 같은 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 원래 폐 기능의 15~2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만약 이것을 24%, 40%, 62%를 넘어 100%에 이르게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토피, 비염, 천식은 물론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의 그 어떤 변종 바이러스가 찾아와도 순식간에 박살 내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폐 기능은 편도선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으며, 편도선의 건강은 면역력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찾아온 노부부는 74년 동안 앓아온 천식이 씻은 듯이 나았다면서 ‘기적’이라고 놀라워했지만 사실 우리가 평소 폐 기능의 15%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청폐를 통해 폐 기능을 강화하는 그 순간부터 누구나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기적을 경험할 가능성의 길은 무한대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