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이 만든 ‘디지털 문방구’, 1020을 사로잡다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6.18 09:48

-[교육 스타트업을 만나다]④누트컴퍼니

  • 최근 서울 용산에서 만난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가 스마트기기로 자사 사이트를 켠 채 웃고 있다. 누트컴퍼니 사명에 들어간 누트(NOUTE)는 ‘New Note, NEW Route’라는 슬로건을 줄인 말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노트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종연 기자
    ▲ 최근 서울 용산에서 만난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가 스마트기기로 자사 사이트를 켠 채 웃고 있다. 누트컴퍼니 사명에 들어간 누트(NOUTE)는 ‘New Note, NEW Route’라는 슬로건을 줄인 말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노트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종연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 환경이 바뀌면서 학생들의 필기구에도 변화가 생겼다. 학생들은 노트 대신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연필 대신 키보드와 태블릿 펜을 잡는다. 덩달아 ‘디지털 문방구’에도 손님이 몰리고 있다.

    스타트업 누트컴퍼니는 디지털 문구류를 판매하는 오픈마켓으로 학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마켓에서는 디지털 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플래너와 단어 암기장, 오답 노트, OMR 카드, 스티커 등을 판다. “작년 7월부터 마켓을 운영 중인데 매달 거래량이 2배씩 늘고 있어요. 이용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10대 후반, 20대 초반이 압도적이에요.”

    15일 만난 신동환(24) 누트컴퍼니 대표가 말했다.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배우며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신 대표는 “6명의 직원이 주고객 집단인 20대에 포함돼 트렌드를 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었다”면서 “SNS로 또래 고객과 의견을 자유롭게 나눈 것도 눈덩이 굴리듯 서비스를 확장해나간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 누트컴퍼니에서 판매 중인 전공별 맞춤 노트./김종연 기자
    ▲ 누트컴퍼니에서 판매 중인 전공별 맞춤 노트./김종연 기자
    첫 제품도 또래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은 데서 시작했다. 2018년 신 대표는 “손쉽게 화학식을 그릴 수 있는 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공별 맞춤 노트를 만들었다. 전공 노트가 필기하는 데 쏟아붓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화학 분야 전공자를 위한 노트를 내놓자 다른 학과 학생들로부터 ‘우리 과에 맞는 노트도 제작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패션, 프로그래밍 등 분야에 맞는 노트를 차례로 내놓았고 제품들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남대, 포항공과대 등 6군데 주요 대학 문구점에도 입점했다.

    신 대표는 성과를 이룬 또 다른 비결도 전했다. “의식적으로 힘을 빼려고 노력해요. 지나치게 한 분야에만 몰두하면 시야가 좁아져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키기 어렵거든요. 스타트업을 이끌 때 팀원이 가장 큰 자산인데 좋은 사람을 발견하는 눈도 넓은 시야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신 대표는 “우리 회사의 강점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쓰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즐겁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소비자가 원하는 걸 해주는 회사, 그래서 비전이 있는 회사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haj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