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고2, 내게 유리한 탐구 과목 선택법과 시작점은?
기사입력 2021.06.14 10:01
  •  6월 모의 평가의 후폭풍이 거세다. 수능출제기관인 평가원에서 치르는 첫 수능 모의고사이기도 하려니와, 교육기관의 가채점 관련 발표들로 인해 선택과목별로 격차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수학 선택과목 간의 등급별 비중 차이인데, 서울시 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6월 모평 가채점 표본조사에 따르면, 수학 1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적분 86.78%, 기하8.73%, 확률과 통계 4.49%로 나타났다.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이과 수험생들과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 수험생들 뿐 아니라, 이과 수험생 간, 즉 미적분 선택자와 기하 선택자 사이에도 격차가 크게 발생했다. 내년 입시를 준비하는 고2 수험생들도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오는 9월 모의 평가 결과에 따라 고2 수험생들의 수능과목 선택 성향은 더 확연히 드러나리라 본다.

    고2. 수능 탐구 과목의 순차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할 때

    한 달 뒤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는 고2는 수능 탐구과목의 순차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할 때이다. 탐구 한 과목 정도는 올 12월 까지 개념습득과 기본 문제 풀이를 마쳐야 한다. 다음으로 겨울방학 때부터 내년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초 전까지 다른 선택과목 하나를 일회독 하면 수능 공부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 2021학년도 수능 지원자 기준으로 탐구과목 선택자 순위는 다음과 같다. 과학탐구Ⅰ 과목은 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화학Ⅰ>물리학Ⅰ 순이고, 탐구Ⅱ과목은 생명과학Ⅱ>지구과학Ⅱ>화학Ⅱ>물리학Ⅱ 순이다. 사회탐구 선택 순위는 생활윤리>사회문화>한국지리>세계지리>윤리와 사상>동아시아사>정치와 법>세계사>경제 순이다.

    서울대 정시, 탐구과목 단순 표점 반영으로 고민이 늘어

    과학탐구(이하 과탐) 과목을 선택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보다 두 과목의 조합이다. 과탐 Ⅱ과목은 대부분 서울대 입시를 준비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인데, 물리 Ⅱ와 화학 Ⅱ를 과탐 선택과목 중 하나로 선택한다면, 다른 과탐 Ⅰ 과목 하나를 거의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상기 두 과목은 선택자가 적고, 특히 과학고나 영재고를 준비했던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하므로 난이도가 조금만 낮아지면 만점이 1등급 컷이 되는 경우가 잦다. 과학고. 영재고 준비생들은 중학생부터 주로 물리나 화학과목에서 심도 있는 학습이 이루어지므로 그만큼 점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이유들로 생명과학 Ⅱ나 지구과학 Ⅱ를 수험생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한편 논술 모집 인원이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화학Ⅰ과 생명과학 Ⅱ의 조합은 수능과 논술 준비를 병행하는 데는 효율적인 선택이다. 과탐 Ⅰ과목의 조합으로는 생명과학 Ⅰ과 지구과학 Ⅰ, 물리 Ⅰ과 지구과학 Ⅰ, 화학 Ⅰ과 생명과학Ⅰ 조합 등이 수험생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대학교 정시는 탐구 과목을 백분위 변환점수가 아니라 단순 표준점수로 합산하기 때문에 표준점수가 높은 탐구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선택과목의 난이도 격차를 완벽하게 조정한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므로, 예년처럼 생명과학 Ⅰ 또는 지구과학 Ⅰ 중 한 과목 이상을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많으리라 예상한다.

    사회탐구 선택 시, 선택자 수 이외에 개별 적성도 고려해야

    사회 탐구(이하 사탐) 과목은 과학 탐구에 비해 문과 수험생들의 개별적 취향이나 적성이 과목 선택의 이유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 생활윤리 과목은 국어에 자신 있는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한다. 교과서 개념이나 원리는 쉬운 편이나, 수험생들 표현을 빌리면 문제를 꽈서 내기 때문에, 무엇을 물어보는 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즉 문해력이 우수한 국어 강자들에게 유리하다. 사회문화는 생활윤리 다음으로 선택자가 많은데, 1등급 컷이 만점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만점을 꼭 맞아야 한다는 수험생들의 부담이 적은 편이 강점이고 표준점수도 늘 높은 편이라 여러모로 유리한 선택과목이다. 하지만 도표나 통계 분석에 약한 수험생들이라면 시간에 쫓기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꽤 있으므로 선택 시에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다.

    다음으로 두 과목을 묶어서 하는 경우가 많은 조합들이다.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등이다. 지리 과목은 다소 이과적인 성향이 있는 문과 수험생들에게 유리하다. 역사과목의 조합인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는 한국사와 함께 공부하기에도 좋은 과목이라 역사 마니아들의 선택지다. 다만 역사적 사건들의 세부사항을 정확하게 암기해야 하므로 이해와 함께 암기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상경계 진로를 꿈꾸는 문과 상위권 수험생들이 한 번 쯤은 생각해보는 사탐 선택 과목은 경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 여러 면에서 타과목과 비교할 때 유리하나, 과탐의 물리 과목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 선택자 수가 가장 적은 데, 우수한 수험생은 가장 많다. 마지막으로 정치와 법은 최근 들어 수험생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 과목이다. 과거의 ‘법과 정치’에서 ‘정치와 법’으로 이름이 수년 전 바뀌면서 구성내용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공부양이 많지만 정리하기에 따라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과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