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규제 시급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4.28 11:22

-국내 리얼돌 판매 성인용품 사이트 82곳
-이 중 30곳, 청소년 유해 표시 성인인증 미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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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 국내 일부 성인용품 사이트에서는 리얼돌을 청소년도 살 수 있게 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DB
    ▲ 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 국내 일부 성인용품 사이트에서는 리얼돌을 청소년도 살 수 있게 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DB
    사람의 신체를 본떠 만든 성인용품 리얼돌(real doll)을 판매하는 국내 성인용품 사이트의 약 36%가 지난해 청소년 보호제도를 미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이용호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성인용품(성기구류) 판매 사이트는 전체 227개로 이 중 리얼돌을 판매하는 사이트는 82곳이다.

    특히 리얼돌을 판매하면서도 청소년 보호제도를 이행하지 않은 사이트는 30곳에 달했다. 청소년 유해용품 표시와 성인인증을 마련하지 않아 이들 사이트에 청소년이 접속해 리얼돌을 구매하는 일도 가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리얼돌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진다며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일례로 이달 중순 경기 용인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근처에 리얼돌 체험방이 문을 열어 논란을 빚었다. 지역 사회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업소 측은 가게를 자진 폐업하기로 했다.

    그는 “리얼돌이 우리 사회와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리얼돌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학교나 주거지역 인근에서의 리얼돌 체험방 영업 행위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도 조속한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 서구에서 초등 자녀를 키우는 김모씨는 “찾아보니 전국 곳곳에 리얼돌 체험장이 있고, 일부는 길거리에 체험장을 홍보하는 전단지까지 뿌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니 주거단지 밀집 지역 근처에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aj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