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석의 건강칼럼] 치유의 열매는 어디 있는가?
기사입력 2021.04.26 10:08
  •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1901년부터 지금까지 121년간 노벨 의학상 수상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의학의 목적을 ‘질병의 치료’라고 본다면 그동안 이들을 통해 웬만한 질병은 어느 정도 정복됐을 법도 하다. 그러나 아토피, 비염, 천식은 여전히 불치병이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섬유화는 여전히 죽음의 병이다. 그동안 우리는 노벨 의학상 수상자들이 명예의 전당에 영광스럽게 들어가는 뒷모습만 지켜봤지, 치유의 열매를 들고 나오는 앞모습을 본 적은 없다. 앞으로 100명의 수상자가 더 나와도 아토피, 비염, 천식은 여전히 불치병이오, COPD 폐섬유화는 여전히 죽음의 병이다.

    어찌해 이리도 참담한 결과가 지속되는가. 그것은 현대의학이 지니는 환원주의의 오류 때문이다. 즉 전체를 부분의 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 점점 미시의 세계로 들어가는 데에만 천착하는 탓이다. 그러나 생명현상은 분명 부분의 합을 뛰어넘는 존재다. 그 이유는 각 장부(臟腑)가 지니는 상호작용 때문인데, 생명현상은 미시의 세계로 갈수록 복잡해 환원주의로 가면 종국에는 출구를 잃어버림으로써 나무는 보나 숲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생명현상을 전체로 보는 상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생명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상식은 살아있는 것은 모두 숨을 쉰다는 사실이며 그 숨은 폐로 쉰다는 것이다. 아기가 ‘응애!’ 소리와 함께 태어나면 엄마 뱃속에서 접혔던 폐가 활짝 펴지면서 대기를 받아들이며 이때부터 생명현상이 시작된다.

    본래 아기가 엄마의 자궁 속에 있을 때는 폐가 아주 예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태어나서 3년이 지나면 이 아름답던 폐는 잿빛으로 변해간다. 숨을 쉴 때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자동차 매연, 모래바람 등등의 먼지가 들어간다. 누구든지 예외없이 폐가 더러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폐에 쓰레기가 쌓여가면 병이 찾아오고, 끝내는 ‘숨을 거두셨습니다’와 함께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폐를 깨끗하게 청소하면 내 목을 지키는 편도가 튼튼해져 건강한 임파구와 눈 밝은 백혈구들을 배출해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내 병을 스스로 고쳐나간다. 이처럼, 필자가 가장 명료한 상식을 바탕으로 평생을 바쳐 폐 연구에 천착한 결과 얻어낸 치유의 열매는 바로 폐 청소, 즉 청폐(淸肺)다.

    아토피, 비염, 천식을 치료할 때 동양의학은 체질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단언한다. 체질은 없다. 다만 나의 면역지수에 따라 치료가 빠르거나 늦을 뿐이다. 폐를 열심히 청소하다 보면 건강해진 폐가 대기의 기운을 듬뿍 받아 백혈구와 적혈구에 나눠준다. 적혈구는 폐에서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 온몸으로 보내고, 백혈구는 혈관을 따라 전신을 돌며 식균작용을 활발히 한다. 림프구는 혈관 밖에서 병원균을 퇴치해 폐 청소가 이뤄지는 시점부터 비염, 천식,〮 아토피를 거뜬히 이겨내며 COPD 폐섬유화도 치유할 수 있다.

    사람의 몸속에는 100조 개나 되는 천문학적으로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 미생물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해균과 유익균이 매일같이 싸우고 있다. 그러나 청폐 6개월이면 체내 미생물은 모두 유익균으로 충만하다. 내 몸속 순수 면역력인 백혈구와 미생물이 협력하면 비로소 면역력이 완성된다.

    ‘늙어 간다’는 것도 다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늙어간다는 것을 나이 듦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물학적으로 늙어간다는 것은 몸 안에 쓰레기가 쌓여간다는 것을 뜻한다. 폐를 깨끗이 청소하면, 내 몸속 구석구석 쌓인 쓰레기까지 청소돼 백세까지 팔팔하게 사는 것은 기본이 된다. 바로 이런 유토피아를 위해 필자는 오늘도 청폐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